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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소소한 일상

소포클레스 오이디푸스 왕 개요 최근 소포클레스의 작품들을 다시 읽었는데요 역시나 그중에서 가장 뇌리에 아로새겨지는 작품은 오이디푸스 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해당 작품은 소포클레스 최대 걸작으로 굉장한 부조리를 느끼게 하는 비극인데요 놀라운 점은 이 비극이 진정 비극으로 승화되는 데는 오이디푸스 왕이 진실을 마주하려 했기 때문이라는 점입니다. 비록 그의 비극이 이미 신탁으로 예언되었고 그렇게 되도록 운명 지어졌다 하더라도 만약 그가 끝까지 진실을 파헤치려 하지 않았다면, 혹은 드러날 진실을 외면하려 했다면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은 어쩌면 비극이 되지 않았을지도 모를 이야기인 것이죠. 게다가 오이디푸스 왕이 비극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은 역설적으로 그의 인생에서 최고의 순간으로, 바로 스핑크스의 물리치..

아니 에르노 대표작 부끄러움에 대한 간단 해설 2022 노벨 문학상 수상작가 아니 에르노의 을 읽었습니다. 해당 소설은 직전에 읽었던 저자의 또 다른 작품인 와 핵심을 공유하는데 바로 계층 차이입니다. 남자의 자리에서 상위 계층은 하위 계층에게 은근한 차별과 멸시의 시선을 보내며, 하위 계층인 아버지는 이러한 언어적 문화적 차별에 열등감과 부끄러움을 느끼지만 계속하여 자신의 자리를 수용하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그리고 화자가 이방인적 관점으로 아버지의 삶을 바라볼 수 있었던 것은 그녀가 하위 계층에서 상위 계층으로 이동한 인물이라는 점과 그 근본에는 학교 교육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읽게 된 은 이러한 부분에 있어서 조금 더 사적으로 그리고 심층적으로 들어가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니 에르노 남..

아니 에르노 남자의 자리 해석 2022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인 아니 에르노의 남자의 자리를 읽었습니다. 남자의 자리는 아니 에르노의 자전적 소설로 아버지의 별세 후 그를 보내고 돌아오는 기차에서 그의 삶에 대해 모든 것을 설명해야 한다는 일종의 의무감으로 그의 삶에 대한 객관적인 표적들을 통해 아버지의 삶을 담담하게 기술하는 소설입니다. 정말 깊이 있는 소설로, 담담한 문체를 통해 아버지의 삶을 기술하는 짧은 단편이지만 내용은 쉽지 않은 바 아래는 이에 대한 해석을 적은 글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의 핵심은 위 구절입니다. 위의 구절에서 주인공은 "계층 간의 거리"와 "이름 없는 특별한 거리"에 대해 말하고 싶다고 쓰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이별한 사랑"과 같다고 표현하고 있죠. 동시에 ..

상실의 시대 해석 - 와타나베와 나오코를 중심으로 상실의 시대(원제: 노르웨이의 숲)를 처음 읽었던 때는 학생 때이므로 까마득하게 오래전입니다. 하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도 이 소설의 이미지는 잊혀지지 않는 묘한 아우라가 있습니다. 혹자는 극단적으로 센티멘탈적이라며 혹평하기도 하지만 적어도 저에게 있어서 이 소설은 문학이라는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해 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깨달음을 주었던 소설입니다. 그리하여 최근 상실의 시대(노르웨이의 숲)를 다시 읽게 된 바, 와타나베와 나오코를 중심으로 이 소설이 어떤 구조와 의미로 다가오는지에 대한 해석을 조금 적어볼까 합니다. 아래는 상실의 시대에 대한 개인적인 해석으로 스포일러를 포함합니다. 주인공 와타나베가 그의 연인 나오코를 잃고 슬픔에 방황하며 독백..

[단편 소설 변용에 대한 개요] 소설 은 이번 무라타 사야카의 단편집 무서 교실의 마지막에 실린 소설로 읽고 정말 감탄한 이야기입니다. 변용은 이번 무라타 사야카의 소설집에 실린 이야기 중에서 가장 중요한 단편이면서 향후 작가의 작품이 확장되는 커다란 흐름의 축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정말 천재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작품입니다. 우선 이 짧은 단편은 기본적으로 작가의 삶에 대한 현대판 실존적 관점이 아주 충실하게 녹아들어 가 있으며 동시에 깊은 통찰력이 들어가 있습니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세상 속에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세상은 변용, 즉 변화를 계속해갑니다. 세상이 변용할 때 그러한 세상의 흐름 속에서 우리도 무의식적으로 함께 변용하고 있는데 사실 우리가 그것을 아직 눈치채지 못한 것이 아닐까 하는..

[소설 들국화의 무덤 개요 및 줄거리 – 가련한 사랑의 기억] 이토 사치오의 단편 소설 들국화의 무덤. 생각지도 못하게 한국어로 번역이 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읽게 되었습니다. 일본의 문인 나쓰메 소세키가 저런 소설이라면 수백 편을 읽어도 좋다고 한 소설이기도 한데 읽어보니 저 역시 상당히 감성적이게 되는 이야기였습니다. 들국화의 무덤은 메이지 시대를 배경으로 한 마사오와 다미코의 이루어지지 못한 가련한 사랑 이야기입니다. 너무 순수했기에 세상의 관습이라는 이름 아래 묻혀버려 끝내 이루어지지 못했던 사랑. 그리고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 때문에 세상을 떠난 여주인공 다미코에 대한 기억을 회상하는 소설입니다. 우선 들국화의 무덤 줄거리는 아래와 같습니다. 줄거리는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소설은 남자 ..

[이방인 줄거리 및 해석] 너무나도 유명한 알베르 카뮈 소설 이방인은 세계 문학에서 오래도록 대표적으로 회자되는 명작입니다. 무미건조한 문체에 상당히 난해해 보이는 이 소설은 큰 줄기의 텍스트를 잘 이해한다면 삶에서 많은 부분에 대한 통찰을 얻을 수 있는 작품입니다. 하여, 나름의 해석을 통해 알베르 카뮈 이방인을 줄거리에서 말하는 바가 무엇인지에 대해 조금 짚어볼까 합니다. 위가 그 유명한 이 방인의 첫 문단입니다. 어쩌면 어제였는지도 모르겠다는 문장은 굉장히 명문으로 알려져 있죠. 위와 같이 이방인은 어머니의 별세로 시작합니다. 그리하여 주인공 뫼르소는 어머니의 장례를 위해 마랑고로 떠납니다. 자신이 살던 알제라는 곳에서 말이죠. 이방인은 말 그대로 외부 사람입니다. 특히 카뮈는 이러한 이방인의 감정..

[개요 및 간단 감상] 드라이브 마이 카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여자 없는 남자들이라는 제목의 소설에 실린 첫 번째 단편의 제목입니다. 최근 영화로도 만들어지는 드라이브 마이 카 원작이 되는 소설이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영화를 감상하기 전에 먼저 어떤 내용의 소설인지 궁금해서 읽어보았습니다. 간단한 감상을 먼저 말하자면 어떤 면에서는 이해하기 힘든 구석이 있어 보이는 소설이지만, 상당히 구조적으로 쓰인 소설이며, 하루키 답게 상실의 내재와 타자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할 수 없음에 대한 무력감이 인간이라는 존재에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이야기입니다. 상실이란 삶의 대극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 그 자체에 내재하고 있다. 이것을 이 소설, 더 나아가서는 하루키 소설의 명제라 볼 수 있겠습니다. 우리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