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의 시대 해석 - 와타나베와 나오코를 중심으로 상실의 시대(원제: 노르웨이의 숲)를 처음 읽었던 때는 학생 때이므로 까마득하게 오래전입니다. 하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도 이 소설의 이미지는 잊혀지지 않는 묘한 아우라가 있습니다. 혹자는 극단적으로 센티멘탈적이라며 혹평하기도 하지만 적어도 저에게 있어서 이 소설은 문학이라는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해 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깨달음을 주었던 소설입니다. 그리하여 최근 상실의 시대(노르웨이의 숲)를 다시 읽게 된 바, 와타나베와 나오코를 중심으로 이 소설이 어떤 구조와 의미로 다가오는지에 대한 해석을 조금 적어볼까 합니다. 아래는 상실의 시대에 대한 개인적인 해석으로 스포일러를 포함합니다. 주인공 와타나베가 그의 연인 나오코를 잃고 슬픔에 방황하며 독백..
[개요 및 갈매기의 꿈 독후감] 리처드 바크의 갈매기의 꿈은 간결한 소설이지만 많은 의미를 내포합니다. 이 이야기는 조나단이라는 갈매기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동시에 우리의 삶에 대한 은유이기도 합니다. 우리에게는 한계를 넘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는 기회, 언제든 어디든 가고 싶은 곳으로 갈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으며 또한 그럴 자유가 있습니다. 주인공 조나단은 다른 새들과는 달리 먹고사는 순간적인 문제에 매몰되기보다는 비행을 연마하며 공중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더 관심을 가지는 새입니다. 다른 이들은 주인공의 이러한 행동을 비난합니다. 그들에게 비행이란 먹이를 구하는 수단일 뿐이며 이를 위엄과 전통이라는 틀로 억압하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무리에서 추방당하지만 여생을 보내면서도 비행에 대한 의..
[개요 및 간단 감상] 드라이브 마이 카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여자 없는 남자들이라는 제목의 소설에 실린 첫 번째 단편의 제목입니다. 최근 영화로도 만들어지는 드라이브 마이 카 원작이 되는 소설이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영화를 감상하기 전에 먼저 어떤 내용의 소설인지 궁금해서 읽어보았습니다. 간단한 감상을 먼저 말하자면 어떤 면에서는 이해하기 힘든 구석이 있어 보이는 소설이지만, 상당히 구조적으로 쓰인 소설이며, 하루키 답게 상실의 내재와 타자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할 수 없음에 대한 무력감이 인간이라는 존재에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이야기입니다. 상실이란 삶의 대극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 그 자체에 내재하고 있다. 이것을 이 소설, 더 나아가서는 하루키 소설의 명제라 볼 수 있겠습니다. 우리는 ..
고야마 기요시 단편소설 이삭줍기 (이삭 줍는 여인들) 고야마 기요시의 '이삭 줍는 여인들'을 읽었습니다. 한국에서는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1권에 소개된 '이삭줍기'라는 제목으로 더 유명한 소설입니다. 사실 고야마 기요시의 이삭줍기는 굉장히 읽어보고 싶었는데 이삭줍기가 아니라 이삭 줍는 여인들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어 있는 줄 전혀 모르고 있다가 최근에야 알게 되어 읽게 되었습니다. 도서로 출판되어 있지는 않고 ebook으로 매일의 양식이라는 제목의 책에 단편으로 수록되어 있습니다. [줄거리] 나는 지금 무사시노 변두리에 살고 있다. 나의 하루는 대부분 하는 일도 없이 무료하기만 하다. 책을 읽거나 산책을 하다 보면 어느덧 날이 저문다. 그래도 산책 도중에 들국화를 발견하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무거운 짐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