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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소설

후궁의 까마귀 신비한 동양풍 판타지 스토리 및 후기

[카페인] 2021. 10. 12.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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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궁의 까마귀 스토리 및 개요]

후궁의 까마귀는 시라카와 코우코의 작품으로 미스터리 기반의 신비한 동양풍의 판타지 소설. 소국 왕실의 오비(까마귀 비)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일련의 불가사의한 사건을 풀어나가면서 그것이 하나의 도화선이 되고 얽히고설키며 베일에 쌓여 있던 세계관이 드러나는 소설입니다.

 

고풍스럽고 단아한 일러스트와 고즈넉한 분위기의 문체 그리고 스토리가 진행됨에 따라 밝혀지는 환상적이고 웅장한 세계관이 매력적인 하이퀄리티 소설입니다.

 

 

아래의 줄거리는 1권에 대해서는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소국 후궁의 깊은 곳 야명궁에는 오비(까마귀 오 + 왕비 비 = 까마귀 비를 뜻함)라는 신비한 주술을 사용하는 특별한 비가 있습니다. 오비는 야명궁에 은거하며 좀처럼 바깥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며 그 정체는 베일에 쌓여 있습니다. 심지어 황제조차 오비라는 존재에 대해 잘 알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오비는 황제가 임명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오비는 우련낭랑이라는 신의 심복으로 신탁에 의해 무작위로 선택되는 무녀 같은 존재입니다. 때문에 오비는 다른 비들과 달리 황제가 바뀌어도 교대하지 않고 동시에 황제는 역사적으로 이 비를 함부로 대할 수 없습니다.

 

신비한 힘을 가진 이 비는 부탁만 하면 저주를 내리거나 영혼을 부르거나 분실물을 찾는 것 등 무엇이든 들어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어느 심야, 새롭게 소국의 황제에 오른 고준은 가지 부탁을 하기 위해 당대 오비인 수설을 찾아오며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황제인 고준은 어릴 시절 황태자에서 폐해지고 이후 여러 고초를 겪은 후 소국의 젊은 왕으로 올라섭니다. 그는 당대 오비인 수설을 찾아가 비취 귀걸이의 주인을 찾아달라고 부탁합니다. 그리하여 수설은 귀걸이 주인의 혼을 불러내게 되고 억울하게 명을 달리 한 이 혼백 사건을 해결하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고준은 황태후가 자신의 목숨을 위협하는 계략을 꾸미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고 황태후를 벌합니다.

 

전대 오비인 여랑은 수설에게 곁에 사람을 두지 말고 홀로 지내야 된다고 신신당부합니다. 그리고 진실의 일면이 드러나는 데 그것은 바로 오비의 존재의 의의입니다. 숨겨진 역사의 일면에서 고준(: 여름 )은 여름의 왕이고 수(: 눈 ) 겨울의 왕이었던 것입니다.

 

과거 역사에서 전란의 기록은 겨울의 왕을 잃었기 때문이고 겨울의 왕 오비가 없으면 여름의 왕도 파멸하게 되는 것이었습니다. 동시에 두 왕이 있다는 것은 분쟁의 씨앗이 될까 두려워하여 초대 오비는 왕이라는 기록을 지우고 후궁에 갇혀 침묵하며 살기를 받아들였던 것입니다.

 

 

수설과 고준은 각자 가혹한 운명으로 태어났고 어머니를 저버린 죄의식을 마음에 품고 있습니다.

 

두 사람은 혼백을 둘러싼 사건을 통해서 서서히 마음을 터놓고 마침내 오비를 둘러싼 비밀을 공유하는 사이가 됩니다. 그리고 고준은 수설을 구해내려는 어려운 길을 선택하게 되며 동시에 벗이 되어주겠다고 합니다. 자신과 같은 아픔을 지녀서 강한 유대를 가지게 아닌지. 이러한 고준의 선택이 앞으로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그리고 앞으로 수설을 어떻게 변해갈지 기대됩니다.

 

 

[인물 소개 및 지도]

후궁의 까마귀 2권 부록에 수록되어 있는 인물 일러스트와 주요 인물들에 대한 소개입니다. 

 

후궁의 까마귀 세계도와 소국의 지도입니다. 가운데 섬인 소국이 황제와 오비가 있는 나라이며 왼쪽에 있는 유궁은 까마귀 신이 있던 섬입니다. 

 

소국 궁성 지도입니다. 책을 처음 읽을 때 가장 필요한 부분 중 하나인데 궁성 지도는 2권 초본의 소책자를 제외하면 3권부터 책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미스터리는 궁성 내를 오가면서 전개되는데 처음 읽을 때 미리 익혀두시면 편할 것 같습니다.

 

[후기]

후궁의 까마귀는 후궁을 무대로 펼쳐지는 신비한 동양풍 판타지로 전통적으로 왕비들의 애착과 대립극이 주요 모티브가 되는 사극 이야기와는 차별화됩니다. 혼백과 관련한 미스터리를 풀어나가는 형식, 독자적인 세계관 속 신과 무술사의 존재와 그 비밀, 베일에 싸인 역사의 진실을 향해 나아가는 황제와 오비의 존재 등 독자적인 색채를 가지는 것이 매력적입니다.

 

무덤덤해 보이지만 수설의 일에 관해서는 배려심을 가지고 종종 감정을 드러내는 황제 고준. 고고한 듯 보이면서도 황제에게 투덜대지만 불평하면서도 고준이 가져온 음식을 먹는 수설은 귀여운 햄스터 같은 매력이 있습니다.

 

 

오비는 새장 속의 새와 같이 궁에 갇혀 평생을 보내야 되며 우련낭랑을 몸에 품고 있는 괴로움은 형용하기 힘듭니다. 고준은 수설을 구원하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수설의 곁에 사람이 늘수록 그들은 그녀의 다정한 마음에 끌려 그녀를 따르게 되고 신봉하게 됩니다. 제사를 관장하는 겨울의 왕에게 신앙이 모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죠. 때문에 수설은 의도치 않았으나 이러한 것들이 문제가 되어 결국 수면 위로 드러나는데...

 

고준은 그럼에도 그녀를 구원하려는 하는 마음은 변치 않습니다. 동시에 고준의 즉위 이후 숨겨져 있던 역사 진실이 수면 위로 조금씩 드러납니다.

 

후궁의 까마귀 3권 서문

 

후궁의 까마귀의 변곡점, 웅장한 세계관으로의 진입은 3권부터입니다. 2권까지의 서문은 오비의 존재에 대한 설명입니다. 하지만 3권부터 각 권은 거대한 세계관의 숨겨진 역사로 나아가는 것을 암시하는 구절과 함께 시작됩니다.

 

무술사, 다른 신들의 존재와 대립, 전 왕조와의 연결고리 등 수많은 복선과 커다란 역사 속으로 들어가는 거대한 세계관 속에서 고준은 수설과 함께 한 걸음 나아가려고 합니다. 그들의 앞에 놓인 거대한 운명과 진실은 그들에게 어떻게 다가올지, 어떤 선택을 할지 기대되는 부분입니다.

 

고즈넉하면서도 몽환적인 분위기, 정갈하고 단아한 문체와 미스터리한 에피소드들의 단편이 모여 넓은 세계관으로 진입하는 짜임새 있는 글솜씨와 전개가 후궁의 까마귀의 매력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권수가 진행될수록 농도 짙어지는 이야기 전개로 볼 때 아마 차기 동양풍 명저가 되지 않을까 하네요. 앞으로도 계속 기대하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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