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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먼쇼 줄거리]

피터 위어 감독, 짐 캐리 주연의 트루먼쇼를 보았습니다. 정말 오래전에 나온 영화지만 와 정말 놀라웠습니다. 지금 보아도 위화감 없을 정도로 현대적이고 생각할 것들이 많은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상 깊었던 영화였기 때문에 가볍게 트루먼쇼의 결말을 포함한 줄거리와 해석에 대해서 조금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아래의 줄거리는 결말과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영화의 주인공 트루먼은 씨헤이븐이라는 섬에 살고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쭉 씨헤이븐 에서만 살아온 주인공은 단 한 번도 이 섬을 벗어난 적이 없습니다. 그의 삶은 평온하고 안락해 보입니다. 단 한 가지, 그의 삶이 모두 가짜라는 진실을 제외한다면 말이죠.

 

트루먼쇼의 첫 장면에서 주인공은 트루먼쇼라는 프로그램에 나오는 주인공이며, 이 프로그램을 기획한 감독과 출연진들의 인터뷰와 함께 영화가 시작됩니다. 그리고 10,909일째라는 화면이 나오죠. 이는 30년에 가까운 시간, 즉 그가 태어난 후부터 쭉 프로그램 쇼를 위해 인공적으로 제작된 공간에서 키워져 왔고 그의 모든 일생이 프로그램으로서 다른 사람들에게 방영되어 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다만 본인만 그 사실을 모를 뿐입니다. 가족과 친구, 이웃 등 주변의 모든 사람들은 배우이며 그가 살아가는 모든 공간 역시 만들어진 가짜라는 것을 말이죠. 이들은 쇼의 각본에 따라 자신들의 역할을 연기하는 배우들일뿐이었습니다.

 

결국 이 영화는 트루먼이라는 인물의 탄생과 함께 방송국으로 들여와져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생활을 시청자들에게 볼거리로 제공되고 있는 트루먼이라는 남자의 이야기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하늘에서 시리우스라 적힌 조명이 떨어지고, 그것을 주운 주인공은 묘한 위화감을 느끼게 됩니다. 이 장면은 영화 전반에서 굉장히 중요한 장면으로 볼 수 있습니다. 우선 하늘에서 떨어진 조명을 통해 주인공은 위화감과 동시에 세계에 대한 의심을 시작하게 됩니다.

 

또 다른 중요한 의미로는 화면의 방향입니다. 일반적으로 트루먼을 담는 장면들은 방송국이 그를 추적하며 담는 방식입니다. 즉 영화에서 주인공을 화면에 담는 방식은 방송국이 그를 따라가며 비추는 방식을 따라갑니다.

 

하늘을 바라보는 주인공과 그를 따라가는 장면

하지만 주인공이 조명을 줍고 의심을 시작하게 되면서 하늘을 바라보는 장면은 주인공 트루먼의 시선을 따라가는 영화 내의 거의 유일한 장면입니다. 쉽게 말하면 방송국이 그를 담는 3인칭 시점의 영화 내에서, 거의 유일한 주인공 1인칭 시점인 것이죠.

 

물에 대한 공포

트루먼에게는 물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모험심이 강했던 그는 어느 날 아버지와 함께 바다에서 보트를 타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아버지가 날씨가 심상치 않으니 돌아가자고 하지만 모험심이 강한 트루먼은 조금만 더 나아가 보자고 하는데, 갑자기 날씨가 험악해지면서 폭풍우가 치기 시작하고 이 폭풍으로 인해 트루먼은 아버지를 잃게 됩니다. 그래서 그는 물에 대한 공포심을 가지게 됩니다.

 

씨헤이븐은 섬입니다. 따라서 바다가 둘러싸고 있죠. 프로그램은 그에게 바다, 물에 대한 공포를 심어주어 그가 이 섬에서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한 것입니다.

 

사회자: 트루먼이 섬을 떠나면 어떻게 하려고 했나요?

감독: 섬을 떠나지 못하는 상황을 인위적으로 만들었습니다.

그에게 바다에 대한 트라우마를 심어준 것은 주인공이 씨헤이븐이라는 섬을 떠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이었던 것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세상을 떠난 줄 알았던 아버지가 갑자기 나타났다가 다른 사람들에게 끌려가 사라지고 의심을 더욱 증폭됩니다.

 

트루먼에게는 대학시절 실비아라는 첫사랑이 있었습니다. 실비아는 트루먼에게 진실을 말해준 인물입니다.

 

다들 널 알고 있어. 내 이름은 로렌이 아냐. 난 실비아 야. 이것도 가짜야. 다 너 때문에 만든 거야. 이건 TV야. 다들 널 보고 있어.

진실을 말해준 실비아는 곧 차를 타고 온 그녀의 아버지라는 인물에게 끌려가 사라집니다. 그리고 각본상 정해진 메릴과 결혼하게 되죠.

 

한 번 위화감을 인식한 이후 이상한 상황은 계속하여 발생하게 되고 트루먼은 점점 세상을 유심히 관찰하며 의심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 세계가 이상하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벗어나려 합니다.

 

그러자 기획자는 주인공의 아버지를 다시 살려내 주인공과 다시 만나게 하는 연출을 함으로써 아버지를 통해 그를 다시 섬에 묶어두려 하죠.

 

[결말]

하지만 트루먼은 결국 섬을 탈출하려고 합니다. 그가 두려워하던 바다와 폭풍우를 극복하고 말이죠. 그리하여 끝에 그가 닿은 곳은 세트장의 출구였고 진실을 직접 마주한 주인공은 괴로워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프로그램 감독인 크리스토프와 대화를 하게 되죠. 트루먼은 그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나는 누구죠?” 그러자 감독은 “너는 스타야”라 답하고 동시에 트루먼에게 자신이 만든 안전한 세상에 남기를 권합니다.

 

하지만 트루먼은 웃으며 마지막 인사를 남기고 씨헤이븐을 나가며 영화 트루먼쇼는 결말을 맞이합니다.

 

[감상 후기 및 해석]

트루먼쇼에 대한 감상을 이야기하자면 아주 멋진 영화였습니다. 인간의 자유의지에 대한 위대함이 느껴졌고 주인공의 자유의지를 향한 여정은 하나의 영웅적 서사시를 보는 것 같았습니다. 동시에 여러 해석의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것 역시 재미있었습니다.

 

씨헤이븐은 이름대로 천국, 혹은 하나의 낙원과 같은 이미지로 나타납니다. 크리스토프라는 감독이 만든 이 인공적인 공간은 신화적인 관점에서 낙원이라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곳은 트루먼에게 있어 고통도 위협도 악도 없으며 사실상 그가 원하기만 하면 필요한 모든 것을 부족함 없이 제공해줄 수 있는 낙원과도 같은 장소입니다. 그의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포함하여 씨헤이븐이라는 세계가, 그 모든 것이 트루먼을 위해 존재하는 장소입니다.

 

단, 그가 섬을 떠나려 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서 말이죠. 섬을 떠나려는 것만은 금기입니다. 트루먼이 사라지자 그가 살던 세상은 그에게 적의를 내비치죠. 친절했던 옆집 이웃은 자신의 반려견에게 트루먼을 보면 물어버리라 합니다.

 

이렇게 주인공에게 선함과 좋은 것만이 존재하는 낙원과 같은 세상에서 그는 만족하고 행복해야 됩니다. 하지만 그는 그렇지 못했죠. 왜냐하면 진정한 자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프로그램의 시청자들의 입장에서 보면 트루먼의 삶은 진짜로 비칠 수 있겠지만 트루먼 자신에게 있어서 그의 삶은 진짜라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그의 삶은 진실을 알지 못하도록 통제되며, 그가 주체적으로 결정하고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사실상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 세상은 거짓말과 속임수뿐이지만 내가 만든 세상에선 두려워할 게 없어.

 

크리스토프 감독은 마지막 장면에서 트루먼에게 위와 같이 말합니다. 세상에는 거짓말과 속임수밖에 없다고. 저것이 바로 트루먼이 선택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모든 것이 선하고 옳고 좋은 방향으로만 가도록 기획된 프로그램에서 트루먼이 선택할 수 있는 자유라는 것은 프로그램의 기획 하에서 좋은 것만 선택할 수 있는 자유인 것이지, 사실상 이는 진정한 자유라 보기 어렵습니다.

 

진정한 자유라는 모든 선택지 중에서 내가 내 의지로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진정한 자유입니다. 진실을 선택할 자유도 마찬가지입니다. 또한 진실은 자유에서 나오기 마련이죠.

 

모험심 강한 주인공이 섬을 나갈 생각을 하거나 나가지 못하도록 프로그램은 그에게 온갖 방법을 동원해 막습니다. 예를 들면 바다에 대한 공포를 심어놓거나 더 이상 탐험할 장소가 없다고 말하거나, 모험을 떠나려고 하자 큰 개가 그를 위협하여 가지 못하도록 하는 것처럼 말이죠.

 

그리고 주인공이 진실을 알 수 없도록 하는, 진실을 알 자유 그리고 섬을 나갈 수 있는 자유가 없는 것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그리하여 트루먼은 결국 자신이 주체적으로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는 자신의 진짜 삶을 위해 씨헤이븐이라는 낙원을 나가게 되는 것이죠. 주인공 이름은 트루먼인데 트루먼(Truman)의 뜻 하나씩 영어로 풀어보면 True: 진실한 Man: 인간입니다. 이는 카뮈 이방인의 뫼르소와 같이 진실한, 실존적인 인간인 것입니다. 자신의 진실한 삶을 찾으려는 그의 여정은 신화의 영웅적인 모습과 동시에 실존적입니다. 부조리에 저항하고 선택의 자유를 통해 자신의 주체적 삶을 스스로 선택하는 인간인 것이죠.

 

재미있는 점은 에덴동산을 예로 들면 낙원으로부터 추방당한데 반해, 트루먼은 스스로의 의지로 낙원을 탈출하는데 그 모습이 영웅적으로 비친다는 점입니다. 트루먼쇼는 오래된 영화지만 지금 보아도 현대적인 감각을 가지고 있으며 동시에 미디어, 도덕, 인권 등등 정말 여러 방면에서 생각할 거리가 많은 멋진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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