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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데스 로봇 히바로 줄거리와 해석 본문
[러브 데스 로봇 히바로 줄거리와 해석]
최근 넷플릭스에서 러브 데스 로봇이라는 영화를 보았는데 특히 히바로 편이 강렬하게 기억에 남아 이에 대해 조금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줄거리 이후에는 개인적 해석 역시 덧붙였습니다. 우선 아래는 간략한 러브 데스 로봇 히바로 줄거리입니다.
히바로 줄거리
어느 한 숲에 기사 기사들이 행진하고 있습니다. 자세히 보면 그 숲의 나무에는 특이한 문양이 새겨져 있는데 뭔가 범상치 않은 숲이라는 것이 느껴집니다. 그리고 어느 한 호수에 다다르자 멈추는데 이때 소리가 들리지 않는 주인공은 우연히 호수 안에서 금 조각을 하나 발견하게 됩니다.
깜짝 놀라서 진짜인지 확인해보는 주인공.
그리고 그에 맞춰 호수 안에 있던 어느 한 존재가 모습을 드러내고 그녀는 기사와 성직자들을 향해 비명을 지릅니다. 그리고 춤으로 유혹하기 시작합니다. 그러자 기사와 사제들은 깜짝 놀랐고 동시에 그녀를 보자마자 모두 그녀의 유혹에 홀린 듯 강으로 달려듭니다.
그녀가 아름답기 때문인지, 그녀가 황금과 보석으로 덮여 있어서인지, 혹은 둘 다인지는 알 수 없으나 그녀에게 홀린 듯 강으로 뛰어든 기사들은 모두 전멸합니다. 하지만 주인공은 귀가 들리지 않기 때문에 영향을 받지 않죠. 오히려 지금이 무슨 상황인지 매우 당황해합니다.
당황해하기는 여주인공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녀가 아무리 소리를 지르고 유혹해도 전혀 반응하지 않기는 처음이라 매우 당황해합니다. 그리고 처음으로 자신이 유혹하지 못한 이 남자에게 마음이 끌립니다.
그리하여 황금 여인은 다시 그 남자를 찾아와 그가 자고 있는 사이 곁에 머무릅니다. 사랑에 빠져버린 것이죠. 잠에서 깬 남자는 황금 여자를 보고 놀랍니다. 그리고 달아나려는 그녀를 붙잡는데 그녀의 비늘에 손이 베입니다. 그 비늘을 자세히 보니 황금이었던 것!
황금을 보고 너무나도 기뻐하는 우리 기사님. 반면 황금 여인은 기사가 자신에게 반한 것으로 착각합니다. 그렇게 밀당 추격전(?)을 벌이던 두 사람은 폭포 앞에서 만나고 서로의 마음을 확인합니다.
물론 황금 여인은 진실한 사랑이라 생각했지만 기사는 그녀의 황금을 사랑한 것이지만 말이죠. (위의 이미지에서 기사는 사실 그녀에게 붙은 황금을 보고 있는 중)
그리고 기사는 그녀를 해하고 황금 비늘과 장신구를 챙긴 뒤 그녀를 버리고 떠나기 시작합니다. 강은 그녀의 피로 물들게 되고 강물을 마신 기사는 갑자기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죠. 그리고 황금 여인이 깨어나고 배신으로 분노한 그녀의 비명에 그 역시 이전에 강에 가라앉았던 동료들처럼 생을 마감하게 되고 황금 여인은 절망하며 이야기는 마무리됩니다.
러브 데스 로봇 히바로 해석
우선 러브 데스 로봇 히바로 해석적 관점에서 이 이야기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세이렌 이야기를 모티브로 합니다. 히바로에서 세이렌은 황금과 보석으로 뒤덮인 여인으로 나타납니다.
신화에서 세이렌은 배를 타고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노래를 들려주어 정신을 잃게 하고 바다에 빠지게 한다고 합니다. 그녀들을 만나면 살아남을 수 없었으므로 뱃사람들에게는 굉장히 위협적인 존재로 나타나는 것이죠.
이는 히바로에서도 마찬가지인데 배를 타고 있지는 않지만 그녀를 본 사람들은 그녀의 유혹에 넘어가 모두 강에 빠져 생을 마감하게 됩니다.
오디세우스 신화에서 그 역시 강을 건널 때 세이렌의 위협에 대비하지 않으면 안 되었습니다. 마녀 키르케는 오디세우스에게 세이렌이 사는 섬을 무사히 통과하기 위해서는 밀랍으로 선원들의 뒤를 막아 노래를 듣지 않아야 된다고 조언합니다.
다른 선원들은 다 밀랍으로 귀를 막았지만 정작 오디세우스는 세이렌의 노래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알고 싶어 귀를 막지 않고, 대신 자신의 몸을 배의 기둥에 묶고 세이렌의 노래를 들으며 통과하기로 합니다.
세이렌의 노래를 들은 오디세우스는 그녀들의 유혹에 못이겨 줄을 풀어달라며 몸부림치지만 선원들은 더욱 단단히 줄을 메었고 결국 무사히 세이렌의 섬을 통과하게 됩니다. 그리고 유혹에 실패한 세이렌은 스스로 생을 마감합니다. 유혹의 실패는 세이렌의 파멸이라는 필연에 이르게 됩니다.
우선 러브 데스 로봇 히바로는 세이렌 신화의 큰 틀에서 보자면 세이렌의 파멸로 이어진다는 점은 공통점입니다. 세이렌은 오디세우스와 다른 인간들을 유혹하지 못해 스스로 파멸했습니다. 러브 데스 로봇 히바로에 등장하는 황금 여인(세이렌) 역시 처음에 소리를 듣지 못하는 기사를 다른 사람처럼 유혹하여 파멸시키지 못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자신이 파멸하게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심지어 그에게 마음을 빼앗기고 말죠.
신화와 차이가 있다면 오디세우스는 영웅이었지만 히바로에 등장하는 기사는 영웅이 아니었다는 점입니다. 오디세우스는 너무나도 유명한 신화의 영웅입니다. 그리고 세이렌이 있는 바다를 건널 때 그는 스스로 귀를 밀랍으로 막지 않는 것을 택한 사람입니다. 눈앞에 있는 일련의 위험을 스스로 감내하려 한 인물이죠.
반면 기사는 오디세우스와 같은 특별한 영웅이 아닙니다. 그저 원래 들리지 않는 사람인 것이죠. 그가 세이렌의 노래에 빠져들지 않았던 이유는 그저 우연히 상황이 맞아 떨어졌을 뿐입니다. 세이렌은 이러한 우연에 그가 다른 이들과는 달리, 그녀의 유혹에 빠져들지 않았던 특별한 사람이라 착각을 하게 되었던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착각이 보통 물질주의에 물든 사람과 별반 다를 바 없는 사람에게 사랑에 빠지게 만들었고 스스로를 파멸로 몰아갔던 것이죠.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된 그는 강 속으로 가라앉았던 다른 이들과 별반 다를 바 없는 존재였던 것입니다.
결국 러브데스로봇 히바로는 순수하게 사랑의 감정으로 기사에게 호감을 보였던 세이렌과 순수하지 못한 마음으로 세이렌에게 호감을 가졌던 평범한 기사 두 사람이 만나 모두 파멸로 치닫는 이야기를 신화적 모티브를 통해 재해석한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또한 러브 데스 로봇 히바로는 침략자와 미지의 세계에 있던 원주민의 이야기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영화 초반을 보면 그 숲은 세이렌의 영역입니다. 위의 이미지에서 보듯 그 숲의 나무에는 그녀의 황금 문양의 표식이 있습니다.
무장을 하고 숲에 들어온 이들은 세이렌, 숲의 주인의 입장에서 보면 커다란 위협입니다. 황금과 보석으로 뒤덮인 세이렌은 침략자들의 입장에서 보면 욕심을 낼 수밖에 없습니다. 세이렌은 그들에게 대항하며 영역을 지켜온 것이며, 침략자 중 한 사람에게 손을 내밀었다가 호수는 붉게 물들고 파멸로 치닫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원주민들이 침략자들에게 파멸했던 것처럼 말이죠.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어떠한 잘못된 만남은 서로를 파멸시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비록 그가 강한 힘을 가진 절대자라 할지라도요. 이처럼 러브데스로봇 히바로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단 한마디의 대사도 없이 신화적 모티브를 바탕으로 춤 등의 시각적인 스토리텔링만으로 많은 것을 표현하는 인상 깊고 흥미로운 이야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