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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vy Fluorite Eye`s Song 애니 리뷰

 

Vivy Fluorite Eye`s Song 결말이 드디어 났습니다. 비비의 100년 간의 여정이 마무리되었네요. 보다 너무 마음에 들어서 방영 중에는 아껴두었다가 완결 후에 다시보기로 하루 만에 몰아봤습니다. SF를 소재로 아름다운 작화와 풍부하고 감동적인 노래로 이야기가 마무리되었습니다.

 

Vivy Fluorite Eye`s Song이라는 제목처럼 비비의 아름다운 눈으로 담은 (Fluorite Eye) 이야기들이 그녀의 추억이 되고 그것이 마음이 되어, 그 마음을 담에 노래(Song)하는 마지막 장면은 크게 감동받았습니다. 사람들과의 기억을 잘 간직하고 마음을 담아 노래하는 비비. 비비의 플로라이트 눈과 OST가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SF 관련해서는 이야기를 구성하는 하나의 요소이지 주가 되는 것은 아니었고 의도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작중에 등장하는 강한 색채와 특징적인 핵심적인 장면들은 AI에게서만 나타납니다. AI들의 이야기가 중심이 되기 때문에 그런 것 같네요.

 

일단 Vivy Fluorite Eye`s Song의 사건들을 보면 우주호텔 선라이즈 호텔의 지구 낙하 저지와 마지막 에피소드의 인공위성 낙하 저지, 에스텔라와 그녀의 동생 엘리자베스 그리고 최종화의 엘리자베스와 유이, AI 플랜트 메탈 플로트 내부침입 사건과 아라야식 내부 침입사건 에피소드는 상당히 유사해 보입니다.

 

비비 플로라이트를 보면서 느끼는 것 중 하나는 사명에 진실하고 마음을 깨달은 AI들은 결국 자신의 사명으로 끝을 맺는다는 것입니다. 이는 자신의 사명을 스스로의 의지로 선택하고 또 어떤 의미로는 이 마음이라는 것이 사명을 확장시키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선라이즈 낙하 사건 편 에스텔라 이야기를 보면 Vivy는 원래의 역사 상 선라이즈 낙하 사건을 막기 위해 마츠모토와 선라이즈로 잠입합니다. 원래 역사에서 에스텔라는 우주호텔 선라이즈를 지구에 낙하시켜 많은 피해자를 발생시켜 사상 최악의 결함 AI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알고 보니 선라이즈 낙하 사건의 진범은 에스텔라가 아니라 그녀의 쌍둥이 동생 AI인 에스텔라와 토아크가 벌인 사건이었습니다.

 

에스텔라: 그래 손님이  미소 짓기를  바라는 걸까?

비비: 에스텔라, 너에게 마음을 담는다는 건 어떤 거지? 

에스텔라: 그래 손님이 미소 짓기를 바라는 걸까?

 

에스텔라의 사명은 라이프 키퍼로서 인간을 돌보는 것입니다. 선라이즈가 지구로 낙하하고 동시에 사람들의 생명이 위기에 처하자 그녀는 정신이 돌아온 동생과 최후까지 남아 선라이즈의 낙하를 저지하여 사람들을 구하고 동시에 노래를 통해 사람들을 미소 짓게 합니다. 에스텔라는 비비 플로라이트에 등장하는 캐릭터 중 가장 흔들림 없이 ‘마음’을 가지고 사명에 충실했던 AI입니다.

 

자유를 찾은 에스텔라와 엘리자베스(?) 그리고 비비

에스텔라와 그녀의 동생 엘리자베스의 과거 회상을 보면 어쩌면 비극이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 이 에피소드는 비비의 부러움이 담긴 분하네(悔しいな)라는 말과 함께, 그리고 그녀들의 희생과 동시에 하얀 두 마리의 새가 우주를 향해 날아가는 것을 보며 이것이 사명을 다한 그들에게는 하나의 자유이자 행복이 아닌가 생각이 들게 합니다. 사명 이전에 그녀들의 마음이 이 것을 선택한 것이 아닌지... 마지막 에스텔라의 노래와 행복하게 웃는 사람들이 생각나네요.

 

피아노 선생님의 에피소드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피아노 선생님은 Vivy Fluorite Eye`s Song의 1화에 나오는 초기형 AI입니다. 카키타니의 선생님이자 카키타니가 AI가 된 이유 역시 여기에 있습니다.

 

제 사명은 피아노로 모두를 행복하게 해주는 겁니다.

제 사명은 피아노로 모두를 행복하게 해주는 겁니다.
그러니까 유고(카키타니)와 다른 분들이 살아있었으면 합니다.

- 피아노 선생님-

 

피아노 선생님의 사명은 피아노로 모두를 행복하게 해주는 겁니다. 비비와 비슷한 사명입니다. 하지만 그 사명은 '피아노로 모두를 행복하게 해 준다'라는 명제는 '다른 사람들을 구한다'라는 형태로 확장됩니다. 사고의 현장에서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말이죠. 마음이라는 것은 결국 구형 AI인가 신형 AI인가에 관계없이 획득됩니다.

 

가르쳐줘 비비와 똑같은 가수 AI. 나를 구했던 그 순간에 선생님은 인간처럼 괴로워했을까? 아니면...

-카키타니-

 

카키타니의 마지막 질문은 망설임 없이 마음을 가지고 사명을 완수했던 선생님의 모습뿐만 아니라 에스텔라의 에피소드만 보아도 명백합니다. 비비 플로라이트 9화의 카키타니 에피소드에서 인격 프로그램이 삭제되기 전 '노래로 모두를 행복하게 하는 것'이라는 사명을 완수하고 떠나는 디바를 보아도 마찬가지입니다.

 

새로운 인격인 디바가 사명을 마친 후 사라지고 비비로 돌아온 장면.

마음에 걸리고 아린 장면입니다. 디바는 삭제 직전까지 사명을 다하여 노래하고 비비에게 뒤를 맡깁니다. 사라지기 직전 관객에게 “들어주셔서 감합니다”라는 감사인사 역시 빼먹지 않고 말이죠. 하지만 디바가 노래를 끝내고 원래 인격체 비비로 돌아올 때 비비는 알 수 없다고 하네요. 언제나 노래하고 무대를 마치면 “들어주셔서 감합니다”라는 말을 하던 비비였는데 말이죠. 

 

기억에 남는 부분들

메탈플로트 에피소드에서 Vivy는 미래의 파멸을 막기 위해 그레이스를 파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레이스와 결혼한 타츠야 박사 역시 같은 길을 됩니다. 이때 비비는 "나의 사명은 노래로 모두를 행복하게 하는 것"이라는 사명과 충돌하게 됩니다. 흥미로운 것은 빨간색과 파란색의 대비, 그리고 사명의 충동을 겪는 비비의 모습입니다.

 

이때 비비의 왼손은 빨간색으로 오른손은 파란색으로 물들게 되고 비비의 뺨 역시 붉게 물들어 오히려 인간에 가깝게 보이는 장면이 나옵니다. 복선과 같은 형태입니다. 이 빨간색과 파란색의 대비는 지속적으로 관찰되는 데, 오프닝을 보면 세상이 빨간 선과 함께 왼쪽은 황폐해지는 형태로, 오른쪽 세상은 청명한 형태의 세상으로 나타납니다. 그리고 기존의 역사에서 비비와 마츠모토가 새롭게 수정해 나가는 역사는 빨간 선을 타고 진행되며 왼쪽에 위치합니다. 앞서 그레이스와 타츠야의 사건에서도 비비의 왼손은 빨갛게 물들죠. 아시다시피 비비의 이미지는 파란색에 가깝고 청명한 색을 나타냅니다. 그녀의 눈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빨간색의 선을 따라가고 양분된 왼쪽이 오히려 황폐한 세상이라는 것은 굉장히 아이러니하네요. 이외에도 빨간색과 파란색의 대비가 많이 나오는데 지켜보고 생각해보면 좋은 요소일 것 같습니다.

 

내게 있어 마음이란 추억... 기억이야.
내 추억은, 마음은 슬픔만이 아니야. 무엇이든 나를 형성하는 둘도 없는 것이니까.

-비비-

Vivy Fluorite Eye`s Song을 보면 눈에 대한 클로즈업이 많습니다. 제목 역시 플로라이트 눈의 노래입니다. 마지막화인 13화에서 비비는 마음을 담아 노래하는 것에 대한 답을 내립니다. 비비에게 있어 마음이란 추억, 기억입니다. 과거 유명했던 공각기동대 고스트 인 더 쉘을 보면 그 애니에서 역시 인간이란 기억이라고 말했죠.

 

우리는 세상을 눈을 통해 선명하게 인식합니다. 눈이 인식의 창구이자 기억 혹은 추억의 원천이 됩니다. 비비 플로라이트 아이즈 송에서 Fluorite Eye는 기억 혹은 추억을 담는 의미를 가집니다. 오프닝에서 그녀의 이야기들이 눈에 담겨 흘러가는 장면이 나오는 것 역시 이 때문입니다. 비비는 지나간 추억을 눈을 통해 담아두고 그 추억이 마음으로 치환됩니다. 제목에서 Song이라는 글자 그대로 노래를 통해 나를 형성하는 둘도 없는 나 자신의 마음을 표현합니다. 아카이브의 인류를 파멸의 길에서 구해내고 결국 사명을 완성하는 비비.

 

무엇보다 마지막에 이르러 사명을 다하고 쓰러지는 와중에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말로 마무리 짓는 것은 굉장히 인상적이었네요. 100년 동안 수고 많았고 앞으로 마음껏 마음을 담아 노래할 수 있기를. 그리고 바람이 있다면 Vivy Fluorite Eye`s Song 2기 혹은 에필로그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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