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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의 네크로포텐스덱

매직 더 개더링이 처음 인기를 끌기 시작한 때가 기본판 기준으로는 대략 4판에서 5판 사이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 시절에는 기본적으로 생물들이 그리 강하지 않았는데 특히 CMC에 비하여 공격력과 방어력이 굉장히 하향 평균이었던 시대였습니다. 특히 공방이 높은 생물이라 한다면 아주아주 효율이 떨어지거나 거의 반드시라 할 만큼 페널티가 붙어 있어 나사 빠진 생물일 확률이 굉장히 높았죠. 매직 더 개더링을 상징하는 세라 천사는 이때 기준으로 가장 효율적인 최고의 생물이었을 정도니까요.

 

그래서 이때는 기본 공방이 높은 크리쳐보다는 낮은 마나 값을 가진 생물 중에서 부가능력을 가져 상대적으로 효율이 좋았던 생물들이 선호되었으며, 만약 페널티를 가지더라도 극복 가능한 크리처를 선호하던 시기였는데 이 기준에 부합하는 것이 보통 위니 계열의 생물들이었습니다.

 

위 사진이 당시 사랑받았던 매직 더 개더링의 화이트 위니 생물들로 낮은 CMC에 선제공격, 펌핑과 보호 등의 능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흑과 백의 대립구도가 콘셉트이었던 때인지라 흑색으로부터의 보호를 가진 생물들이 많았죠.

 

이는 흑색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상극 보호색을 가지는 차이뿐이지 사실상 흑색과 백색은 생물진은 상당히 비슷했다는 느낌이었지만 흑색은 최면의 스펙터로 디스 카드를 시키는 전략이 필수였다는 것은 큰 차이였고 비행인 스펙터를 막을 수 있는 화이트의 생물은 이후 비전에서 나온 대공 능력을 지닌 대궁수(Longbow Archer) 정도였습니다. 흑과 백 상극의 컬러가 자존심을 건 듀얼을 하던 이 시절.

 

그 당시 매직 더 개더링 최고의 생물 중 하나였던 페이즈 아웃 능력을 가진 무지개 이프리트. 마나가 많을 경우 잡을 수 없었던 생물이며, 동시에 블루의 피니시였죠. 그리고 레드는 오크를 포함하여 구형 번개와 와일드파이어, 그린은 은신과 플랭킹 능력을 가졌던 켄타우르스, 랜드 희생하며 들어오는 코끼리 정도가 좋았던 생물이었습니다.

 

다색에도 꽤나 관대했던 환경이라 대략 여러 덱들이 넘치던 이 시기 네크로포텐스, 한글명 [죽음의 권세]라는 카드의 위력이 알려지면서 흑색은 매직 더 개더링 최고의 색으로 떠오르게 됩니다.

 

[네크로포텐스 덱의 등극]

네크로포텐스가 처음 나왔을 때는 드로우 스텝을 건너뛰어 라이프를 지불하지 않으면 아예 드로우가 불가능하다는 점이 상당히 불합리하게 느껴져 좋다고 생각지 않았던 부여 마법이었죠. 드로우 단계에서 당연히 받는 드로우도 받지 못하게 하면서 라이프가 없으면 아예 드로우가 불가능하다니! 하지만 사용해보고 난 후 한 번에 많은 양의 드로우가 가능하다는 것은 엄청난 어드벤티지였고 반면 생명점의 페널티는 그리 크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죠.

 

네크로포텐스

그리고 어둠의 죔틀(Black Vise)의 제한과 상아탑과 쥬란 오브 등 강력한 마법 물체를 통한 네크로포텐스의 페널티 극복에 힘입어 굉장한 힘을 발휘하는 강력한 덱으로 군림하게 되었고 곧 매직 더 개더링의 거의 모든 덱이 이 강력한 부여 마법을 중심으로 짜이게 되었습니다.

 

그 시절 매직 더 개더링의 흑색은 굳이 네크로포텐스가 아니더라도 단일 컬러 기준으로 상당히 강력했던 색입니다. 탄탄한 위니 생물에 스펠 역시 굉장히 강력했던 시기였죠. 이때 블랙을 강하게 끌어올린 것은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뭐니 뭐니 해도 어둠의 의식의 존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흑마나 하나를 3마나로 치환해 주었던 이 강력한 부스팅은 흑색의 템포를 빠르게 가져갈 수 있게 함으로써 굉장히 유리한 고지에 올려두었습니다.

 

위 사진은 당시 네크로 덱에 사용되었던 파츠들입니다. 크리쳐는 기본적으로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효율 좋은 위니 생물 위주로 채용되었습니다.

 

그리고 Hymn to Tourach 통칭 힘이라 부르는 디스 카드를 사용했죠. 흑 마나 두 개로 상대는 카드 두 장을 무작위로 버리게 했던 정신이 아득해질 정도의 성능을 지닌 주문이었는데, 첫 턴 혹은 두 번째 턴에 발동되는 Hymn에 잘못 걸리면 운이 없는 경우 핸드에 있던 땅이 쓸려나가면서 상대가 아무것도 못하는 불상사 발생하는 일도 꽤나 빈번했던 매직 더 개더링 최고의 흑색 디스카드 주문이었습니다. 이후 제한 리스트에 오릅니다.

 

Icequake(이후 Choking Sands도 등장) 같은 랜파를 통해 상대 대지를 말려버리거나 특수 랜드를 견제 가능했고, 최면의 스펙터는 비행을 가져 방어하기 힘든 크리쳐인 동시에 피해를 입힐 경우 해당 상대는 한 장을 무작위로 버리게 했던 사악한 크리쳐였죠. 중요한 것은 어둠의 의식의 존재가 이들의 발동을 첫 턴으로 앞당길 수 있게 했다는 것입니다.

 

위의 형태가 그 시절 이론상 가능했던 사람들이 가장 널리 알려진 패턴으로 첫 턴 어둠의 의식으로 스펙터를 소환, 두 번째 턴에 스펙터의 공격과 hymn을 통해 3장의 카드를 랜덤으로 버리게 만들어 상대의 핸드를 비워버리고, 동시에 랜드 견제까지 더해져 상대를 아무것도 못하도록 만들었었죠.

 

 

네크로포텐스를 통한 많은 핸드 이점으로 피치 스펠인 콘테젼을 통해 상대 크리처를 견제하였고, 생명 흡수(drain life)를 통해 라이프를 채우는 동시에 상대 생물을 견제하거나 피니시가 가능했었습니다. 

 

유사시 필요한 카드는 데모닉 컨설테이션을 통해 흑 마나 하나로 간단히 찾을 수도 있었습니다. 다만 얘는 정말 운이 나쁠 경우 서고가 다 갈려버릴 위험성도 존재했지만 실제로 그런 가능성은 거의 없었고 즉각적으로 순간 마법 타이밍에 원하는 카드를 바로 손에 넣을 수 있다는 것은 굉장한 어드벤티지였습니다.

 

(너무 뛰어난 성능으로 레가시 금지 빈티지 제한. 현재는 커맨더에서 주로 사용되고 타사의 예언자 소환해 ETB를 스택에 쌓아두고 데모닉으로 덱에 없는 카드 이름 부르면 게임 끝)

 

동시에 아티팩트들 역시 만만치 않았던 시대였는데, 블랙 바이즈(Black Vise)와 정반대의 능력을 가진 상아탑(Ivory Tower). 4장을 초과하는 핸드 한 장당 생명점을 채워주었던 상아탑은 많은 드로우를 위해 생명점을 지불해야 되는 네크로포텐스와 최고의 시너지를 일으킨 마법 물체였습니다. 핸드 7장을 유지하면 매 턴 3점의 라이프 회복으로 네크로포텐스의 페널티를 오히려 어드벤티지로 바꿔버린 마법 물체였죠.

 

주란 오브 역시 남는 대지를 희생하여 생명점으로 바꾸어주었죠. 드로우를 위해 생명점을 지불해야 되는 네크로포텐스 덱의 유지력을 끌어올려주었으며 대지 한 장은 드로우 두 장이라는 교환비를 가능하게 했던 아티팩트. 이때 주란 오브는 굉장히 문제가 많은 아티팩트였습니다. 비단 네크로 덱뿐만 아니라 화이트의 Balance라는 카드와의 시너지는 너무 악랄했죠. (이는 나중에 설명을)

 

디스크 역시 매직 더 개더링의 한 시대를 풍비했던 마법 물체로 플레인즈워커가 없던 당시에는 모든 것을 쓸어버릴 수 있는 초광역 매스였습니다. 그것도 단 4마나에 말이죠. 마법 물체와 부여 마법 제거 수단이 없는 흑색이 이들을 견제 가능하도록 하면서 날개를 달아준 마법 물체였으며 탭 되어 들어온다는 단점이 있지만 지금 기준에서 봐도 상당히 괜찮은 성능을 가진 마법 물체입니다. 마법물체 매스디나이의 시초.

 

Serrated Arrows와 Aeolipile​는 당시에 상극 보호 능력을 가진 크리쳐가 워낙 많다 보니 사용되었던 카드입니다. 이 카드를 이용하여 흑기사나 백기사를 포함한 보호를 가진 생물들에 대응할 수 있었던 수단이었죠.

 

매직 더 개더링 변신 대지의 시초인 미쉬라의 공장은 단색 덱을 기준으로 사용하지 않는 덱이 없을 정도로 강력한 변신 랜드였습니다. 마나 단 하나로 2/2 조립공 크리쳐로 변신 가능했던 말도 안 되는 효율적인 성능, 게다가 목표 조립공에 대한 펌핑은 자신도 지정 가능하기 때문에 탭 하여 자기 자신을 지정하면 3/3의 공방을 가진 정신이 아득해질 정도의 대지였죠.

 

노천광산은 상대 대지를 견제하던 초창기의 카드인데 기본 대지까지 제한 없이 파괴 가능했던 크레이지 한 성능을 가진 대지로 현재는 당연히 빈티지 제한, 레거시 금지입니다. 이후 나온 것이 오른쪽 템페스트의 황야.

 

이렇게 당시 흑색은 강력한 어둠의 의식을 통한 마나 펌핑으로 템포를 빨리 가져갈 수 있었음과 동시에 강력한 핸드와 랜드 견제, 부여 마법과 마법 물체에 대응 가능함에 더하여 네크로포텐스를 통한 마르지 않는 드로우를 통해 네크로포텐스 덱은 매직 더 개더링의 역사에 남을 만큼 강력한 덱으로 군림하게 되었습니다. 이때 토너먼트는 네크로 덱을 사용하는 덱과 이를 잡기 위한 덱으로 크게 양분되었습니다.

 

위는 일반적인 흑단색 네크로덱을 이야기했지만 당시는 그냥 네크로포텐스를 사용하면 네크로덱이었고 실제로 흑색을 베이스로 레드나 그린 등을 섞는 다색 덱도 많았습니다. 레드를 터치할 경우 Pyroblast와 Shatter같은 스펠로 청색과 아티팩트에 대응 가능하였으며 Incinerate나 파이어볼 같은 번 카드도 사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죠. 

 

[화이트 위니 덱]

여하튼 이때 네크로 덱을 상대로 몸 비틀었던 것은 화이트 덱이었습니다. 앞서 보았듯 기본적으로 상극 색인 흑에 대한 보호를 가진 효율적인 크리처들이 다수 존재했기 때문이죠. 게다가 화이트는 기본적으로 마법 물체와 부여 마법에 대한 견제가 아주 쉽습니다. (마법력 소거를 메인 덱에 풀로 넣고 보던 시절)

 

또한 최고의 싱글 디나이 칼을 쟁기로를 보유하고 있었고 게임을 마무리지을 수 있는 피니셔, 모든 대지를 파괴하는 아마겟돈 역시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Land Tax를 통해 불리한 대지 수를 따라감과 동시에 덱에서 대지를 찾아옴써 드로우 효율 역시 좋아질 수 있었죠.

 

동시에 균형(Balance)과 주란 오브는 매직 더 개더링의 가장 악랄한 콤보 중 하나입니다. 앞서 보았던 대로 주란 오브는 랜즈 하나를 희생하면 생명점 2점을 얻을 수 있는 마법 물체였죠.

 

균형은 가장 불리한 플레이에게 초점을 맞추어 대지와 생물, 핸드를 똑같이 맞추라는 카드입니다. 주란 오브를 통해 모든 랜드를 희생시키고 균형을 발동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내 랜드 수가 제로가 되기 때문에 상대는 모든 대지를 희생해야 됩니다. 또 내가 조종하고 있는 생물이 하나도 없다면? 네. 상대방도 생물이 제로가 되도록 모든 생물을 희생해야 됩니다. 핸드 수도 마찬가지입니다.

 

결국 주란 오브와 밸런스를 통해 아마겟돈 및 판쓸이 효과를 내고 게임을 마무리한다든지 혹은 불리한 판을 무로 돌리는 정말 말도 안 되는 콤보였습니다.

 

마나를 뽑아놓고

 

주란 오브로 대지를 희생시키고 밸런스 발동

 

밸런스 주란 오브 콤보 예시...

 

당연하겠지만 균형(Balance)은 커맨더, 레가시 금지 빈티지 제한입니다.

 

이때 밸런스와 주란 오브는 화이트가 터치되었던 덱에는 거의 무조건 사용되었고 또한 이 콤보 자체로 강력했죠. 그리고 위의 스펠들을 통해 아마게돈이나 밸런스/ 주란 오브 콤보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복구를 시도. 

 

결국 화이트는 마법력 소거를 통해 위협적인 부여 마법과 마법 물체를 처리해가면 유리할 때는 유리하게, 불리할 때는 상대에게도 그 불리함을 강요하면서 이점을 가져가는 형식으로 대응했습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많은 핸드 이점에 강력한 견제 능력을 가진 네크로 덱을 상대로는 쉽지 않았죠. 많은 핸드 어드벤티지는 불리함을 강요해도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뒷심을 가지기 때문이었죠.

 

그리고 네크로 덱에 대한 대응으로 정체(Stasis)라는 카드를 사용한 덱이 등장합니다. 부르기로는 터보 스테시스라 부르는데 이에 대한 설명은 다음 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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