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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사 펠드먼 배럿의 이토록 뜻밖의 뇌과학을 읽었습니다. 우와...정말 엄청난 책이네요. 뇌의 구조에 대한 과학책이지만 동시에 철학, 인문적 관점에서도 박수를 보내고 싶은 책입니다. 과학 도서가 뇌에 관한 과학적 사실을 통해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해 이렇게 날카롭게 파고들고 질문을 던질 수 있는지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고한 인문 철학서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입니다.

 

이토록 뜻밖의 뇌과학은 말 그대로 뇌과학에 대한 책입니다. 뇌과학의 지식에 관한 설명이 기초가 되는 데 그 내용은 어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근본적인 과학적 사실에 인문 철학적인 관점 또 한 깨달을 수 있습니다. 독후감 감상 이전에 우선 간단한 이토록 뜻밖의 뇌과학 줄거리와 개념 정도만 짚어 보겠습니다.

 

 

줄거리 및 핵심 - 신체예산과 네트워크 구조

우선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사람의 뇌는 생각하기 위해 진화했다 혹은 삼위일체의 뇌라는 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우리는 우리의 존재가 특별하기 때문에 생각이라는 것을 할 수 있고 가장 진화된 존재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이것은 잘못된 생각인 것이죠.

 

태아가 뇌를 형성하고 신경세포를 만들어가는 과정은 정해진 순서를 따릅니다. 모든 동물은 같은 순서와 단계를 거쳐 만들어지며, 차이점이 있다면 종별로 각 단계에 머무는 시간이 달라 서로 다른 특징을 가진 뇌가 형성된다는 것입니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보편적 원리에 따라 만들어진 뇌 구조가 전체적으로 다른 방식으로 작용하기 때문이지, 우리가 특별해서 지금과 같은 뇌구조를 가진 것이 아닙니다.

 

또한 뇌는 생각을 위한 기관이 아닙니다. 생존을 위해 우리의 에너지를 배분하고 조정하는 역할을 하는 기관이며 우리가 생각이라는 것을 할 수 있게 된 것은 이러한 에너지를 배분하고 조정하기 위해 진화한 결과물인 것입니다.

 

우선 이토록 뜻밖의 뇌과학에서 말하는 가장 중요한 개념으로 ‘신체예산’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과거시대 생존에 적합한 종들이 살아남았습니다. 포식자는 먹이를 더 잘 사냥해야 되고 피식자는 포식자의 습격에 더 잘 대처자 않으면 안되었던 것이죠. 생존을 위해서는 에너지 효율이 필수조건입니다. 이러한 효율은 예산이라는 개념을 사용합니다.

 

걷거나 달릴 때 우리는 몸의 자원을 빼서 쓰는 것입니다. 반대로 먹거나 자거나 휴식을 취할 때 우리는 몸에 자원을 축적합니다. 즉 우리의 모든 행위는 이런 측면에서 보면 경제적 선택이며 몸에서 무언가 필요할 때 충족시킬 수 있도록 자동으로 예측하고 대비하는 것이며 이 지휘본부가 뇌입니다. 이것이 신체예산의 개념입니다.

 

신체예산에 관한한 가장 중요한 것은 예측입니다. 먼 과거시대 작은 생물들이 포식자가 가까이 다가올 때 그 위협을 예측하고 그보다 먼저 도망가는 종들이 살아남을 확률이 높습니다. 이렇듯 예측이 그 반응을 앞지르는 것과 동시에 예측을 잘 하는 종, 그리고 치명적인 실수를 하지 않고 그것으로부터 뭔가를 배운 종은 잘 살아남은 것이죠.

 

뇌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생존을 위해 에너지가 언제 얼마나 필요할지를 예측함으로써 가치 있는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해내도록 신체를 제어하는 것을 해내는 것입니다. 즉 뇌가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은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아주 복잡해진 신체를 운용하는 것이며 이른 다른 말로 하면 신체예산을 잘 관리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생각하고 느끼는 것 등의 모든 정신적 활동들은 신체예산을 잘 관리해서 우리를 살아 있게 한다는 뇌의 핵심 임무가 낳은 결과물인 것입니다. 결국 신체예산이라는 개념이 핵심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합리적 행동이란 주어진 상황에서 신체예산을 잘 배분하는 것이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우리의 뇌는 네트워크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우리의 뇌는 하나의 단위로 작동하도록 연결된 부분들의 모음으로 허브를 중심으로 수많은 신경세포들이 연결되어 있으며 이를 뇌과학 관점에서가 아니라 정말로 네트워크 구조로 형성되어 있습니다. 수많은 연결을 지속적으로 주고 받는 것이죠.

 

그림과 같이 수상돌기와 축삭, 시냅스를 하나의 네트워크 단위로 말하는데 이러한 배치를 저자는 간단하게 배선이라고 말합니다. 더하여 우리의 네트워크 구조는 자체로 복잡성을 가지고 있는데 이것이 마음을 만들어내는 하나의 역할을 삽니다. 그리고 이후의 내용은 이러한 개념들로 뇌가 어떻게 작용하고 우리는 무엇인가 그리고 우리의 책임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신체예산, 네트워크 구조, 배선 이것이 뇌과학에서 저자가 말하는 핵심적인 개념입니다. 이 핵심적인 개념만 가지고 있으면 이토록 뜻밖의 뇌과학의 저자가 하는 말은 모두 이해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하지만 이토록 뜻밖의 뇌과학의 진정한 가치는 과학적 사실의 전달만이 아니라 인문학적 사회학적 철학적으로 우리의 존재를 탐구하는 데 있습니다.

 

이토록 뜻밖의 뇌과학 목차

 

세부조정과 가지치기 – 인간의 본질에 대한 생각

어린 아이의 유전자는 주변 환경에 이끌리고 조정됩니다. 아이의 배선 지침은 물리적 환경뿐만 아니라 사회적 환경, 양육자와 주변 사람들에게서 영향을 받습니다. 그렇게 아이의 뇌는 점진적으로 변화해가는 것이죠. 이러한 변화 과정 속에서 세부조정과 가지치기라는 것을 거칩니다.

 

세부조정이란 신체자원의 예산을 책정하는 데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연결을 강화하는 것입니다. 일종의 효율화입니다. 가지치기는 덜 사용되는 연결이 약해지고 사라지는 것을 말합니다. 신체예산의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사용하지 않는 연결은 신체에 부담이기 때문입니다.

 

간단하게 예를 들면 우리나라에 사는 사람들은 우리말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따라서 어린 아이는 한글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세부조정을 통해 우리말 사용능력을 강화하고 잘 쓰지 않는 다른 언어는 가지치기로 연결을 약화시키는 것입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어린 아이들은 말을 더 효율적이고 빠르게 배울 수 있습니다. 다른 예로 시각기능은 아기 때 망막으로 들어오는 빛의 자극이 없다면 활성화되지 않고 정상적인 시력을 발달시키지 못한다는 사실이죠.

 

이토록 뜻밖의 뇌과학을 읽으면서 가장 무겁게 느껴진 것은 세부조정과 가지치기라는 개념입니다. 우리 인간이라는 종은 이 세부조정과 가지치기라는 개념 덕분에 굉장히 인간다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위태롭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양육자, 사회의 책임감이라는 것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우리 종은 여기까지 생존해올 수 없지 않았나 생각이듭니다.

 

우리 인간은 대략 25년에 걸쳐 배선이 마무리되고 온전한 뇌의 구조를 가집니다. 다른 종들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너무나도 긴 시간이 필요합니다. 우리의 뇌는 이렇게 오랜 기간이 지나야 완성될까요? 이토록 뜻밖의 뇌과학 저자의 추론으로는 문화적 사회적 지식이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효율적으로 흐르게 돕기 때문입니다.

 

말하자면 우리 사회 문화에서 중요한 것들을 강화하고 필요 없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약화되어 가는 것입니다. 이는 커다란 리스크를 지는 것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양육자가 아이를 제대로 보살피지 못한다면 신체적 정시적으로 돌이킬 수 없을 정도의 큰 문제를 야기합니다.

 

동시에 이러한 것은 우리의 고정관념을 강화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 사회 문화적 요소를 중요하게 받아들이고 계승한다는 관점은 다른 말로는 그 반대의 케이스 혹은 경험하지 못했거나 다른 생각에 대해서는 인정하기 힘들어하는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이는 신체예산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이며 신체예산이 많이 들어간다는 것은 생존력이 떨어지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본질적으로 이러한 뇌구조로 진화하였습니다.

 

얼마 전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그 책의 핵심은 인간은 관용과 친화력으로 타인과 마음이 연결되고 협력적 소통으로 여러 사람 그리고 집단의 생각을 하나로 연결 시키는 것이 가능했으며, 그것이 기술의 발전으로 이어져 살아남는 데 유리했다는 것입니다.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리뷰 모든 인류를 위하여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개요 브라이언 헤어와 버네사 우즈의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를 읽었습니다. 정말 멋진 책입니다.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는 진화인류학을 베이스로 과학적 탐구 방법

deepsis.tistory.com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와 이토록 뜻밖의 뇌과학은 이러한 사회문화적 요소를 계승하고 받아들여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효율적으로 흐르게 하는 관점에서는 일맥상통합니다. 사회적이며 문화적인 요소를 계승하고 협력하는 것과 이를 다음 세대로 효율적으로 전달하게 하는 것은 우리라는 울타리 안에서는 서로의 다정함으로 협력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인류가 이렇게 오래도록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다정함이라는 요소가 포함되어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신체예산의 관점에서 뇌가 예측하기 힘든 일을 처리하려면 비용이 많이 들어갑니다.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에서 인간의 다정함의 이면에 있는 비인간적 면모들은 이토록 뜻밖의 뇌과학에서 세부조정과 가지치기로 설명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 집단의 믿음을 세부조정으로 강화하고 중요하지 않은 것은 가지치기로 약화시켰기 때문이죠. 이는 생존 효율화를 위해서입니다. 때문에 서로 다른 생각과 관점을 이해하려고 하는데는 너무나도 많은 에너지, 즉 많은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며 신체예산의 관점에서 효율적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보면 아이들에게는 책임이 없습니다. 우리가 어릴 때 뇌가 형성되는 시기에서 보면 우리의 우리 뇌의 배선을 형성한 것은 양육자와 사회로 그 적소는 우리가 만든 것이 아닙니다. 이것은 우리 종이 뇌를 형성해가는 형태일 뿐입니다. 흔히 이러니 저렇다라는 고정관념 같은 것이 형성되었다고 비유해도 될 것입니다. 이것은 나쁜 것이 아니라 그저 우리가 생존을 위한 신체예산의 관점의 결과일 뿐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에 의해 뇌가 형성되었다고 해서 우리가 우리의 삶에서 선택의 문제 앞에서 책임이 없는 것인가라고 물으면 그것은 단호히 아니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우리는 새롭게 세부조정과 가지치기를 통해 우리의 배선을 바꿀 수 있습니다. 저는 그렇기 때문에 이 세부조정과 가지치기의 존재가 인간이 인간인 조건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우리가 어른이 되었을 때 우리는 새로운 것, 서로 다른 생각에 마음을 열 수 있습니다. 어린이 되면 우리는 우리를 둘러싼 사회, 세계 혹은 믿음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신체예산의 많은 부분을 감내하여 새롭게 세부조정과 가지치기를 할 수 있습니다. 그리하여 우리의 적소를 바꿀 수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가 지금과는 다른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것이 인간을 이루는 핵심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인간은 세상에 내던져진 존재이고 우리에게 있어서 중요한 문제는 우리의 삶의 길에서 자유와 책임의 문제에 다름이 아니다라는 것이죠.

 

우리는 삶에서 우리를 형성한 적소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어떠한 길로 나아갈 것인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습니다. 책임의 문제는 우리가 잘못된 선택으로 말미암아 결과의 책임만을 의미한다기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오늘을 살아가는 나에게 있어 그것을 바꿀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자기 자신이기 때문입니다.

 

문학으로 생각하면 데미안처럼 우리들 마음속에 있는 모든 것을 더 잘 해내는 자기를 찾는 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혹은 다쓰오의 바람이 분다의 주인공처럼 자신의 내면의 빛을 발견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적소를 바꾸어 다른 사람, 더 나은 자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죠.

 

우리의 뇌는 적극적으로 세상을 예측합니다. 생존을 위해서이죠. 그리고 스스로 더 나은 방향으로 수정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오래도록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가 아닐까요? 잘못된 방향은 스스로 예측을 수정하고 동시에 이를 경험화할 수 있는 자유를 가질 수 있습니다. 이 얼마나 멋진 인간 뇌의 본질, 우리의 본질인가요.

 

결국 우리 인간의 뇌는 어제와는 다르게 예측하는 뇌를 길러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결과에 대한 책임입니다.

 

양육자의 이야기로 돌아가면, 어린 아이는 스스로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어린아이의 뇌 구조의 배선에 대한 책임은 양육자가 집니다. 우리는 사회적 종으로 그 어느 종보다 특화되어 생존해왔죠. 이러한 것이 가능했던 것은 결국은 우리가 다른 사람을 책임감 있게 양육하고 그들이 스스로 책임을 맡게 될 때까지 양육자로서의 책임을 다해왔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우리 인류가 이토록 오래도록 생존해올 수 있었겠죠.

 

이토록 뜻밖의 뇌과학에 따르면 문화유전이라는 이 프로세스는 효율적이며 비용이 적게 들어간다고 합니다. 하지만 자유를 가진 인간이, 우리의 부모들과 사회가 자유 속에서 책임과 애정을 가지고 우리를 돌보아 온 것에서 볼 수 있듯, 우리는 근본적으로 사랑과 책임감을 가진 존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따라서 우리가 어제와 다른 뇌를 길러내는데 모두가 한 발짝씩 나아간다면 더 관용 있고 좋은 세상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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