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반응형

[개요 및 감상 후기]

암흑소녀는 아키요시 리카코의 미스터리 소설로 명문 세이보 여자고등학교의 문학동아리의 회장인 시라이시 이츠미의 불가사의한 죽음을 소재로 한 일련의 이야기입니다. 특이하게 라이트 노벨 레이블에서 발매되었지만 실상은 일반적인 미스터리 소설에 가깝습니다.

 

암흑소녀는 전 회장의 죽음을 주제로 멤버들이 소설을 써 문학 동아리 정기모임에서 이를 낭독하는 것입니다. 즉 각자의 시점에서 미스터리를 풀어가는 것이며, 이 과정에서 각자가 주인공과 있었던 이야기를 바탕으로 주인공을 해쳤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지목해가는 형식입니다.

 

서로의 이야기가 다르고 보는 관점이 이야기들이 얽히고설켜 무엇이 진실이고 거짓인지를 찾아가는 재미가 있습니다. 더하여 어둠 속에서 소설을 낭독하는 데 침묵의 묘미가 있습니다. 소설 낭독 중에는 개입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어둠 속에서, 침묵 속에서 각자의 이야기는 무겁게 내려앉는 힘을 가집니다.

 

그들의 공포와 두려움 등의 감정은 이 침묵 속에서 묻혀 있는 상태로 정체되어 있으며, 침묵 속에 간접적으로 드러난다는 점이 소설의 묘미입니다. 그들만의 폐쇄적인 문학동아리라는 배경을 잘 이용한 느낌입니다.

 

라이트 노벨처럼 간결하게 잘 읽히지만 내용 자체는 상당히 탄탄한 미스터리에 기반을 두고 복선 회수와 괜찮은 반전적 재미가 있는 소설이라 조금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아래는 암흑소녀 줄거리입니다. 참고로 줄거리 이후 결말 부분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줄거리]

명문으로 알려진 세이보 여자 고등학교의 문학동아리 회장 시라이시 이츠미는 모범생에 아름다운 외모로 사람들의 동경의 대상인 인물입니다. 게다가 아버지는 자신이 재학 중인 세이보 고등학교 경영진으로 힘 있는 인물이죠.

 

아버지의 이러한 권위와 후원으로 주인공은 휴면에 있던 문학 동아리를 부활시켜 자신들만의 공간인 문학 동아리실을 만듭니다. 그리고 그녀에게 선택된 사람들이 문학 동아리에 들어와 활동하게 되죠. 한마디로 이 문학동아리는 주인공 이츠미가 세운 꿈의 성, 낙원과 비슷한 공간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시라이시 이츠미는 의문의 죽음을 맞이합니다. 그때 그녀의 손에는 은방울 꽃이 들려 있어서 더욱 의문이 남습니다. 그리고 문학 동아리의 멤버 중 누군가가 그녀를 해했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합니다.

 

그녀가 세상을 떠나고 얼마 후 세이보 문학 동아리의 1학기 마지막 정기모임이 시작됩니다. 이 문학 동아리에서는 매 학기 한 번 방학 전에 암흑 전골을 먹는 정기모임을 하는 전통이 있습니다.

 

암흑 전골이란 깜깜한 장소에서 각자가 가지고 온 이색적인 재료를 넣어 먹는 것입니다. 각자가 가져온 독특한 식재료들을 넣어서 먹는 것으로 무엇을 가지고 왔는지는 비밀이며, 접시에 담은 재료는 무조건 먹어야 된다는 규칙이 있습니다.

 

동시에 또 하나의 전통이 있는데 암흑 전골을 먹으면서 단편 소설을 낭독하는 것입니다. 문학 동아리이기 때문에 매회 각자 소설 한 편씩 소설을 써와서 전골을 먹으면서 낭독을 듣는 것이죠.

 

그리고 이날의 주제는 전 회장 시라이시 이츠미의 죽음.

 

그리고 암흑 전골 모임이 시작되고 소설을 낭독하면서 멤버들은 각자는 다른 사람을 이츠미를 해한 범인으로 지목하는데... 과연 진실은?

 

[암흑소녀 등장인물]

1) 시라이시 이츠미: 세이보 여자 고등학교 3학년. 아버지는 세이보 경영진으로 힘 있는 인물이며, 문학 동아리의 전 회장. 모두가 동경했던 인물로 어느 날 의문의 추락으로 세상을 떠났는데 손에 은방을 꽃을 쥐고 있었습니다.

 

스미카와 사유리의 말

2) 스미카와 사유리: 세이보 여자 고등학교 3학년으로 문학 동아리 부회장이었지만 이츠미가 세상을 떠난 후 회장을 맡은 인물입니다. 전 회장 이츠미와는 초등학교 때부터 소꿉친구로 절친한 사이로 그녀가 세상을 떠난 이유를 알고 싶어 하며 문학동아리 암흑전골 정기모임을 주최하고 진행을 맡습니다.

 

3) 미레이 니타니: 세이보 여자 고등학교 1학년으로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장학생으로 선발되어 입학했습니다. 본인이 낭독한 소설에 따르면 옥상 테라스에서 주인공을 처음 만났고 그녀의 배려로 그녀의 남동생을 가르치는 가정교사 일을 했다고 합니다.

 

4) 코미나미 아카네: 세이보 여자 고등학교 2학년으로 집안은 코미나미라는 음식점을 대대로 경영해 왔습니다. 요리에 관심이 많고 요리를 잘하기 때문에 동아리 내에서 디저트를 주로 만들고 있습니다. 방과 후 어느 날 이츠미가 자신이 쓴 사양 감상문이 인상적이었다면서 가입을 권유하여 문학 동아리에 들어오게 되었다 합니다.

 

5) 디아나 데체바: 불가리아에서 온 유학생으로 이츠미가 2주 동안 불가리아에 홈스테이를 왔을 때 만난 것이 인연이 되었고 이후 유학생으로 그녀가 있는 고등학교로 오게 된 인물입니다. 원래 자기 언니인 엠마가 유학생으로 오기로 되어 있었지만 언니가 유학 직전 다치는 바람에 본인이 오게 됩니다. 전 회장 이츠미를 연모하는 듯한 감정이 낭독한 소설에 드러나 있습니다.

 

6) 코가 소노코: 3학년으로 돌아가신 아버지를 존경해 의사를 목표로 하는 인물입니다. 합리적인 이과적 사고의 소유자이며 이츠미와는 같은 이과 코스의 반 친구입니다. 이츠미의 권유로 2학년 때 동아리에 들어왔고 낭독한 소설에서 이츠미가 세상을 떠난 경위를 알고 있다고 서두를 던집니다. 

 

7) 타카오카 시요: 프랑스에서 살다 귀국하여 들어오게 된 2학년 라이트 노벨 작가입니다. 15세에 군영초라는 제목의 라이트 노벨을 써서 문학상을 받았고 이를 계기로 이츠미가 부활시킨 문학 동아리에 들어와 달라는 권유로 들어오게 됩니다. 본인이 쓴 소설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한 것 같으며, 낭독한 소설에 의하면 자기가 쓴 이야기는 일본인이 읽어야지만 즐길 수 있기 때문에 외국어로 번역하여 출판하는 걸 거절하는 중이라 합니다.

 

[암흑소녀 결말 그 첫 번째]

 

결말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암흑소녀 결말은 상당히 반전적입니다. 우선 마지막에 현 회장인 사유리가 낭독하는 소설은 전 회장인 이츠미가 쓴 소설입니다. 그리고 문학 동아리에 대한 진실이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타카오카 시요까지 다섯 명의 소설 낭독이 끝나고 마지막으로 현 화장인 스미카와 사유리의 소설 낭독이 시작되는데, 그 소설은 놀랍게도 전 회장인 이츠미가 직접 쓴 소설이라 합니다.

 

암흑소녀 이츠미가 쓴 소설에서 놀라운 사실이 드러나는데 바로 이들은 주인공을 위한 조연의 역할을 하기 위해 선택된 사람들이라는 것입니다.

 

인물이 아름다우면 아름다울수록, 우수하면 우수할수록 그 비밀은 추악한 법. 그것을 알아냈을 때의 유쾌함이란!

비밀을 쥐고, 있을 곳을 빼앗고, 막다른 곳으로 몰아넣는다. 비밀을 쥐었다는 것은 그 사람의 혼일 쥐었다는 것. 이 이상 유쾌한 것은 이 세상에 없을 것이다.

그래서 타인의 비밀을 쥐었을 때 내 이야기가 태어난다.

-암흑소녀 p.220-

 

우선 주인공 이츠미는 국어 교사인 호죠 신지와 연인 사이였습니다. 그녀는 국어 교사에게 반했는데 그를 만날 빌미를 만들기 위해 휴면 중이던 문학동아리를 부활시켰던 것입니다. 그리고 결국 두 사람은 사귀는 사이가 되었죠.

 

물론 이는 용서받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알려져서는 안 되었는데 절친인 사유리가 협력해 주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사유리는 두 사람의 비밀을 아는 유일한 인물이죠. 굳이 아무도 희망하지 않는 불가리에 단기 유학을 갔던 이유 역시 선생님과 단 둘이 있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리고 매주 수요일은 장서 정리라는 명목으로 동아리실 문을 닫고 두 사람이 회합을 하는 날이었습니다. 결국 이 동아리는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두 사람이 사랑을 키우는 공간이었던 것이죠.

 

그러던 중 이츠미는 문득 뭔가 부족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것은 바로 자신을 빛내줄 조연이 부족하다는 생각에 이르게 되죠.

 

그리하여 자신에게 어울리는 조연을 고르는데 그 조연들은 모두 암흑소녀 이츠미에게 알려져서는 안 되는 비밀, 즉 약점을 잡힌 사람들입니다.

 

타카오카 시요는 라이트노벨 문학 신인상을 받은 작가이지만 그녀가 쓴 군영초라는 소설은 사실 프랑스에 나온 소설을 도작한 것이었습니다. 그녀가 자신의 작품을 번역되어 나오는 것을 반대한 이유는 이 때문이었습니다. 시요는 이 비밀을 주인공에게 들키고 말았고 그녀에게 속박됩니다.

 

코미나미 아카네는 아버지가 자신을 코미나미 요리점 경영에 관여하지 못하게 하고 오빠에게 2호점을 넘기겠다는 말에 앙심을 품고 집안이 경영하는 자신의 가게에 불을 지른 것을 들켜 속박된 인물입니다.

 

소노카는 일류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주인공 아버지의 서재에 있는 컴퓨터를 해킹해 자신의 평가 점수를 바꾸어 두고 있었으며, 미레이는 여러 남자들과 만나고 있었고, 디아나는 일본으로 유학을 오기 위해 언니를 요새에서 떨어뜨렸던 비밀을 들키고 말았던 것입니다.

 

그리하여 이들은 모두 이츠미에게 속박되어 있었던 것으로 사실상 모두는 전 회장에게 원한을 가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두 사람 사이에 아이가 생기고 이후 결혼할 계획을 세우고 다가오는 날만 기다리고 있는데 두 사람이 연인이라는 사실을 아버지에게 들켜버린 것입니다. 이 때문에 호죠 선생은 내쫓기고 그녀는 아버지에 의해 아이를 잃게 됩니다.

 

이 비밀을 아버지에게 고한 사람은 사실상 원한이 있던 멤버 전원이었던 것이며 이에 이츠미는 암흑소녀라는 제목처럼 복수에 불타오르게 됩니다.

 

그리하여 다섯 명을 모두 테라스로 불러내 그들의 눈앞에서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고 유서를 대신해 손에 은방을 꽃을 쥐고 있었던 것. 은방울 꽃은 이들 다섯 명 모두 이츠미와 관련이 있는 단서였기 때문이죠.

 

이츠미가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에 모두들 두려워 자신들이 낭독하는 소설에서 그녀를 찬양하고 다른 사람들을 범인으로 지목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사실 이츠미는 살아 있었습니다. 떨어져 세상을 떠난 척 연출했던 것이었죠. 주인공은 사유리의 도움으로 이러한 복수의 계획을 세우고 암흑 전골 모임을 이용해 전골에 은방울 꽃을 재료로 넣었다고 말합니다. 은방울 꽃에는 득이 있어서 먹는 사람들은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암흑전골회의 규칙에 따라 모두 이것을 먹어버린 것이죠.

 

이렇게 암흑소녀 이츠미는 복수를 완성하고 각자가 쓴 소설이 유서가 될 것이라는 말을 남기고 직접 정기모임에 참여해 어둠 속에서 아무도 모르게 너희들의 낭독을 지켜볼 것이라 씁니다. 그리고 이후 그녀는 다시 만난 호죠 선생님과 행복한 삶을 살 것이라 말하며 낭독은 끝이 납니다.

 

[암흑소녀 결말 그 두 번째 - 반전]

이츠미는 낭독할 소설을 다 쓰고 난 후 문학 동아리실로 돌아와 어둠에 섞여 정기 모임에 출석하고 다섯 명의 낭독을 들을 것이라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녀는 나타나지 않습니다.

 

현 회장인 사유리는 이츠미의 비정하고 냉혹하고 과격하고 강인한 모습에 끌렸고 찬란히 빛나는 그녀를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을 걸고 바쳐왔다고 합니다. 하지만 사랑에 빠진 그녀는 자기가 알던 이츠미가 아닌 평범한 사람으로 변해갔다는 사실에 초조해합니다.

 

그리고 지금의 이츠미보다 자신이 주인공에 더 어울린다는 생각에 이릅니다. 하여, 사유리는 암흑 전골에 넣을 은방울 꽃을 그녀가 마시던 얼그레이에 넣었던 것이죠.

 

내 손에 의해 이츠미는 최고로 아름다운 모습 그대로 이 세상을 떠날 수 있었어요.

 

그리고 사유리는 모두의 비밀을 손에 쥐고 이츠미를 대신해 모두를 조연으로서 자신의 손아귀에 넣고 주인공이 되며 소설은 마무리됩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