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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소설

세상의 마지막 기차역 책 감상 후기 및 결말에 대하여

[카페인] 2022. 5. 22.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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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마지막 기차역 개요 및 감상후기]

1. 개요

세상의 마지막 기차역은 무라세 다케시의 소설로 열차 사고로 가족, 연인을 잃은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니시유이가하마 역 근처에서 급행열차 한 선로를 이탈해 사고가 났고 많은 사람들이 세상을 떠나는 사고가 발생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사고가 났던 장소에서 가장 가까운 역인 니시유이가하마 역에 가면 ‘유키호’라는 유령이 나타나는데 그녀에게 부탁하면 과거로 돌아가 사고가 났던 가마쿠라선 상행 열차에 다시 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날 열차에 타고 있던 사람을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것이죠. 다만 이 열차는 마음에 맺힌 게 있는 사람 눈에만 보입니다.

 

그리고 열차에 타려면 다음의 네 가지 규칙을 반드시 지켜야 된다는 것이죠.

이러한 규칙을 듣더라도 남겨진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의 소중한 사람을 다시 만나기 위해 열차에 오릅니다. 그리하여 세상의 마지막 기차역은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남겨진 네 사람 사연을 중심으로 세상을 떠난, 사랑하는 이를 다시 만나는 이야기입니다.

 

약혼자를 잃은 여인, 아버지를 잃은 아들, 짝사랑하던 연인을 잃은 남자, 그리고 열차 운전수였던 남편을 잃은 아내 네 명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들은 사랑하는 사람과 다시 재회했을 때 어떤 마음을 전할까요.

 

2. 감상 후기

세상의 마지막 기차역은 갑작스러운 사고로 세상을 떠난 사람을 다시 만날 수 있다는 판타지적 요소가 가미된 소설로 각자 사연을 가진 네 편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이야기는 서로 조금씩 연관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선 감상을 말하자면 종합적으로 꽤나 괜찮은 이야기인데 각 단편의 편차는 꽤나 크다고 느꼈습니다. 두 번째 이야기 '아버지에게'와 결말에 해당하는 네 번째 이야기 '남편에게'는 정말로 감동적이었습니다.

 

반면 첫 번째 연인에게는 상대적으로 평이한 편이며, 세 번째 당신에게는 조금 고개가 갸우뚱해집니다. 세 번째 ‘당신에게’는 스토리의 현실적인 면 등에 더하여, 다른 이야기들에 비해 서사가 뭔가 단단하지 못하다고 느껴져서 그런지 마지막에 이어지는 문장 역시 조금 인위적인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다만 두 번째와 네 번째 에피소드는 이를 다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 좋은 이야기여서 아주 좋았습니다.

 

좋았던 것은 사람들의 삶은 이어진다는 것, 그리고 그러한 방향이 생을 향한다는 점입니다. 네 번째 규칙에 '떠난 사람들 다시 만나더라도 현실은 무엇하나 달라지지 않는다'라 적혀 있습니다.

 

사람의 운명은 때로는 너무나도 비극적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절망한 이들의 이야기는 굉장히 마음 아프죠. 떠나간 이들을 다시 만날 수 있다고 해서 현실은 바뀌지 않는다라는 규칙이 있지만 그렇다고 하여 그들이 소중한 사람을 다시 만나러 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

 

현실을 변하지 않는다. 이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다는 현실 자체만을 말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고 감사의 말을 전하고 생의 끝자락에서 그들과의 진솔한 이야기를 통해 미래는 바뀔 수 있습니다. 살아가는 것이죠. 그들의 마음을 이어서 슬픔과 좌절만을 생각할 것이 아니라 더 나은 미래를 떠나간 사람들의 삶을 돌아보면서 이어갈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에피소드 아버지에게

첫 에피소드에서 떠나간 약혼자의 반려견과 자신의 아이를 통해서, 두 번째 에피소드에서 아버지의 진실한 사랑을 깨달으며 아버지가 일하던 회사에서 새 출발을 결심한 아들처럼 그리고 마지막 이야기에서 아내가 기관사인 남편과 함께 열차에서 세상을 떠날 결심을 하자 열차를 세우면서까지 살아가기를 바라던 기관사 남편처럼 말이죠. 과거는 바뀔 수 없고 현실은 그대로겠지만 그래도 미래는 바뀔 수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마음 따뜻한 소설이었습니다.

 

[세상의 마지막 기차역 결말에 대해]

 

결말에 대해서는 스포일러는 포함합니다.

 

세상의 마지막 기차역 결말은 네 번째 에피소드인데 이 부분은 약간 줄거리부터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주인공 미사코의 남편은 사고가 났던 열차의 기관사입니다. 남편은 수줍음이 많고 말수가 적지만 그래도 듬직하고 직업의식이 철저한 좋은 사람입니다. 철도 회사에서 40년을 근속하며 무지각 무결근을 기록하고 있었죠. 그녀는 그런 남편을 의지해 그를 아빠라 불렀습니다.

 

그러던 중 남편이 운행하던 철도에서 사고가 났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습니다. 사고를 낸 당사자라는 오명을 썼기 때문에 조용히 장례를 치렀고 주변으로부터 괴롭힘을 당합니다. 사고를 당한 이들의 애달픈 사연들을 전해 들으며 속죄의 괴로움을 느끼던 중 유령 열차에 관한 이야기를 듣습니다.

 

그리하여 다시 한번 남편을 만나러 열차에 올라타게 되죠. 남편은 기관 운전사였기 때문에 말을 걸 마음은 없었고 마지막이라 할지라도 남편의 일을 방해해서는 안되기 때문에 그저 같은 공간에서 남편과의 행복했던 과거를 회상할 뿐입니다.

 

동시에 마지막 순간을 남편과 함께 하려 마음먹습니다. 그러나 니시유이가하마 역에 다다르기 전 남편과 눈이 마주칩니다. 남편은 굉장히 당황하죠. 하지만 열차는 최후의 역을 향해 달려가는데... 마지막 역에 닿기 직전 남편은 열차를 세우고 문을 엽니다. 그리고 그녀에게 미안하지만 살아있어 달라 하며 열차에서 내리게 합니다.

 

(규칙 세 번째:  니시유이가하마 역을 통과하기 전에 어딘가 다른 역에 내리지 않으면 같이 사고를 당함)

 

열차에서 내리게 된 그녀는 유령에게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묻습니다. 그러자 유령은 사실 열차에 탄 사람들은 자신들이 곧 사고를 당해서 세상을 떠나리라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으며, 사고가 일어날 때의 기억을 간직하고 여기 타고 있었던 것이라 합니다.

 

그리고 말하길 살아서 이 열차에 올라탔던 사람들은 단 한 명도 니시유이가하마 역을 지나칠 수 없었다고 합니다. 열차의 모든 사람이 생자(生者)가 그들과 같이 망자의 길로 접어들지 않도록 억지로라도 내리게 했다는 것이죠.

 

다들 사랑하는 사람이 계속 살아주길 바랬다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사랑하는 남편은 그녀에게 서투른 경례를, 그녀는 그에게 마음에서 "잘 다녀와요."라 말하며 세상의 마지막 기차역 이야기는 마무리됩니다.

 

(참고로 열차 사고가 있었던 것은 회사의 관리 문제였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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