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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소설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 개정판 및 그 시절에 대한 회상

[카페인] 2022. 8. 7.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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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 개요 및 개정판]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은 타니가와 나가루가 쓴 라이트 노벨의 1권의 제목으로 통상 하루히 시리즈라 불리는 소설입니다. 발매 이후 애니메이션화를 비롯하여 정말 굉장한 인기를 얻었던 시리즈로 대히트 이후 오랜 시간 동안 연재가 중단되어서 많은 사람들에게 애증의 작품으로 남아 있기도 한 소설입니다.

 

그런데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 개정판이 발매되었습니다. 뜬금없이 스즈미야 하루히의 직관이 나오더니 개정판까지 나온 걸 보면 다시 연재를 제대로 시작하는 건지는 의문이지만, 여하튼 오랜만에 스즈미야 하루히 시리즈를 개정판으로 만나니 옛 생각도 나고 하여 그 시절에 느꼈던 개인적 감상에 대해 조금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왼쪽이 초판 오른쪽이 개정판

우선 개정판을 봤는데요 초판과 차이점은 딱히 없습니다. 책 속의 일러스트도 변한 것은 없고 심지어 “네에, 쿈 저거 뭐야?”라는 부분도 수정이 없습니다. '네에'가 아니라 '있잖아' 정도로 바꾸는 게 맞는 거 아닌지? 여하튼 이번 개정판이라 나온 스즈미야 하루히 시리즈는 말 그대로 증쇄판정도라 볼 수 있겠습니다. 

 

[스즈미야 하루히 우울 등장인물 및 줄거리]

우선 줄거리에 대해 말하자면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은 남자 주인공 쿈이 여자 주인공 하루히를 만나 겪게 되는 일상 속의 비일상이 전개되는 이야기입니다.

 

우선 소설은 남자 주인공인 쿈의 1인칭 관점에서 전개됩니다. 위가 소설의 유명한 도입부입니다. 주인공 쿈은 평범한 고등학생으로 애초에 산타클로스를 믿지 않을 정도의 현실주의 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나의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우주인이나 미래에서 온 사람이나 유령이나 요괴나 초능력자나 악의 조직이 눈앞에 나타나 주기를 바라고 있었던 것이다.

(중략)

나도 이런 세계에 태어나고 싶었다!

- 쿈 -

하지만 마음속 어디선가는 평범하지 않은 세계를 어느 정도 동경하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고등학교 입학 첫날 본 작의 주인공인 스즈미야 하루히를 만나게 됩니다.

 

하루히는 고등학교 입학 첫날 자기소개 때 “평범한 인간에게는 관심 없습니다. 이중에 우주인, 미래에서 온 사람, 초능력자가 있으면 제게 오십시오. 이상.”이라는 범상치찮은 자기소개를 합니다.

 

자기소개의 말마따나 하루히는 평범한 것을 싫어하며 적극적으로 미스터리를 찾아 나서는 미소녀입니다. 소설에서 쿈은 하루히가 얼마나 터무니없고 이상한 행동을 하는 사람인지를 나열하고 있죠.

 

협력해! - 애니메이션의 장면.

하루히의 앞자리에 앉게 된 쿈은 종종 하루히와 이야기를 나누는데 어느 날 평범한 일상에 질린 하루히는 쿈에게 새로운 동아리를 만들 테니 협력하라는 말에 강제적으로 협력하게 되는 입장에 처합니다.

 

그리하여 만들어진 동아리는 SOS 단. 그리고 이러한 SOS단의 활동 내용은 바로 “우주인과 미래에서 온 자와 초능력자를 찾아내 같이 노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동아리 설립을 위해 유일한 신입부원 나가토 유키가 있는 동아리 부실을 강탈하고 모에하다는 이유로 2학년 선배인 아사히나 미쿠루 선배를 가입시키고 의문의 전학생이라며 막 전학 온 코이즈미 이츠키를 SOS단에 가입시키며 본격적으로 부활동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곧 이들의 정체가 밝혀지는데, 하루히가 별생각 없이 모든 이들은 바로 우주인, 미래에서 온 사람, 그리고 초능력자였던 것입니다. 동시에 하루히는 평범한 인간이 아니며, 코이즈미의 설명에 따르면 신적인 존재로, 본인인 자각하고 있진 않지만 본인이 바라는 대로 세상을 변화시키거나 원하는 일이 일어날 수 있게 하는 특별한 존재였던 것이죠.

 

그리하여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은 평범한 인간 쿈과 평범하지 않은 하루히를 중심으로 한 SOS단을 통해 벌어지는 일련의 이야기인 것입니다.

 

나가토 유키: 정보통합사념체에 의해 만들어진 존재로 한마디로 말해서 우주인입니다. 문예부의 유일한 부원이었지만 하루히에 의해 문예부가 SOS단으로 바뀌며 하루히단의 일원이 됩니다. 말수가 극히 적고 항상 책을 읽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에반게리온의 아야나미 레이와 비슷한 이미지라 느꼈습니다)

 

아사히나 미쿠루: 하루히가 모에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데려온 인물로 데려왔다기 보다는 끌고왔다는 표현이 정확할 것 같습니다. 미래에서 온 인물로 하루히단의 마스코트와 같은 인물입니다.

 

코이즈미 이츠키: 하루히가 의문의 전학생 같다고 하려 끌고온 인물로 그 정체는 초능력자입니다. 침착한 성격에 주변 사람과 잘 어울리는 인물로 하루히는 신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시절의 하루히 열풍]

우선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은 발매와 동시에 굉장한 인기를 얻었습니다. 사실 수치나 이런 것들을 떠나서 하루히가 그 시절에 누렸던 인기는 뭐랄까 말로는 표현하기 힘든 묘하게 거대하고 충격적이고 동시에 시대의 전환점, 분기점이라는 느낌도 강했었었습니다.

 

그래도 수치적으로 말해보자면 우선 아래를 보시면 하루히의 인기가 어느 정도였는지 체감이 되실 것 같습니다.

 

위는 역대 라이트 노벨 시리즈의 누계 발행부수입니다.

 

1. 어떤 마술의 금서목록

2. 전생했더니 슬라임이었던 건에 대하여

3. 소드 아트 온라인

4. 마법과고교의 열등생

5.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

 

순으로 하루히는 누계 판매량은 2017년도 기준으로 2천만 부에 달합니다. 연재가 중단되고 공백의 시간이 컸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말 대단하다고밖에 말할 수 없습니다.

 

게다가 스즈미야 하루히의 경악은 일본 내에서 초판 기준 51만 3천 부라는 라이트 노벨 역사상 최고 기록을 세우게 됩니다.

 

그 시절 책의 맨 마지막에 실려 있는 해석 편을 보면 뛰어난 작품성으로 너무나도 쉽게 제8회 스니커 대상을 수상하였다고 서술하고 있으며, [이 라이트 노벨이 대단하다!]에서 2005년 작품 부문 1위를 시작으로 내내 상위권에 머물렀고 일본의 평론가가 쓰길 가장 성공한 라노벨이 작품 중 하나라 하였죠.

 

당연히 우리나라에서도 베스트셀러에 등극하였었으며, 세계는 하루히 열풍이라는 기사까지 났었습니다.

 

특히나 하루히는 소설뿐만 아니라 애니메이션으로도 성공하여 대단한 인기를 얻었었는데 그 시절은 정말로 대 하루히의 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그 시절 대부분의 라이트 노벨과 애니메이션 관련 기록은 거의 대부분 하루히가 접수했던 시대였습니다.

 

특히 기억에 남았던 것은 하루히의 엔딩 댄스인데, 정말 많은 사람들이 이 엔딩 댄스를 따라 추면서 패러디를 정말 많이 했었습니다.

 

당시는 소비자가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지금과 같이 당연시되던 시대는 아니었던지라 UCC(User Created Contents: 유저 창작 콘텐츠)라는 신조어가 사용되고 있을 때였는데 애니메이션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의 엔딩곡이 댄스와 함께 엄청난 인기를 누리면서 + UCC라는 개념과 맞물려 일반 사람들이 이 댄스를 따라 추는 것이 유행이 되었었죠.

 

당시에 전 세계를 가리지 않고 온 커뮤니티에 하루히 엔딩 댄스를 따라 추는 영상들이 올라왔고 하루히를 중심으로 2차 창작이 굉장히 활성화되었습니다.

 

그리고 당시 유행하던 패러디 애니메이션인 러키 스타에서도 오프닝에서도 이와 같은 춤을 기반으로 한 오프닝이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당시는 서브컬처에서 라이트 노벨의 입지는 사실 그렇게 크지는 않았는데 하루히를 기점으로 라이트 노벨 시장이 급부상하였으며, 그때 처음 제가 생각했던 것이 라이트 노벨이라는 장르가 애니메이션의 시나리오나 각본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이전에도 풀 메탈 패닉 같은 준수한 작품들이 있었지만, 뭔가 비즈니스적으로 라노벨로 전환점이 되었다는 생각을 한 것은 이때쯤이었던 것 같습니다.

 

또한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면서 원작에 없던 댄스 엔딩에 더하여 OST가 전후무후한 성공을 거두면서 파급력을 확산시켰습니다.

 

God Knows의 유튜브 조회수

지금도 회자되는 애니메이션의 OST "God Knows"는 정말 그 당시에는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대 인기를 누렸고 미디어 믹스만의 장점을 극대화시켰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더하여 이 노래를 불렀던 성우는 일약 반열에 올랐고 캐릭터를 이용한 음악들 역시 활성화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탄탄한 원작 소설과 개성 있는 캐릭터들, 더하여 이를 기반으로 한 뛰어난 미디어 믹스를 선보였던 하루히 시리즈는 결과적으로 그것이 좋든 좋지 않든 굉장한 인기와 성공을 누리며 시대의 전환점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그 시절 느꼈던 파급력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을 정도입니다.

 

[그 시절의 명작 애니메이션들]

사실 이 분기점의 시대가 기억에 많이 남는 것은 생각해보면 이때는 정말로 애니메이션 황금기여서 그랬던 게 아닌가 생각도 듭니다. 대략 2007년 사이인데 이때는 개인적으로 스즈미야 하루히 이외에도 뛰어난 애니메이션들이 넘쳐나던 시대였던 것 같습니다. 몇 가지를 들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천원돌파 그렌라간

말이 필요가 없는 그 시절의 걸작 애니메이션 천원돌파 그렌라간. 메카, SF, DNA 진화라는 요소를 혼합한 메카 애니메이션으로 주인공 시몬과 동료들이 인류를 억압하는 안티 스파이럴에 대항하는 이야기입니다.

 

정말로 열혈이라는 단어를 이처럼 잘 표현한 애니메이션은 없었으며, 최종화에 이르러 은하에서 펼쳐지는 그 웅장하고 불꽃같이 타오르는 액션 장면은 잊을 수 없을 정도입니다. 열혈 메카 애니메이션의 걸작으로 내적으로는 상당한 철학적 요소들도 많이 들어가 있습니다.

 

데스노트

너무나도 유명한 작품인 데스노트. 그 시절 만화로 인기를 누리다가 애니메이션화가 된 작품으로 엄청난 연출과 표현력으로 원작을 초월한 걸작으로 남은 애니메이션입니다.

 

코드기어스 반역의 를르슈

그 시절의 탑 티어 애니메이션으로 클램프의 작화에 메카 로봇 기반인 데다 치밀한 지략싸움과 전개, 뛰어난 스토리 라인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애니메이션입니다. 주인공과 반대 세력에 있는 스자쿠와의 신념 대립과 우정의 줄타기도 상당히 좋았던 작품으로 1기는 정말로 뛰어났던 애니메이션입니다.

 

쓰르라미 울적에

그 시절 최고의 스릴러 애니메이션이었습니다. 지금까지 봤던 모든 스릴러물 중에 개인적으로 최고라 생각하는 애니메이션으로 원작이 게임인데 당시에 원작과 비교해 비판을 받았던 작품으로, 원작을 모르는 저로서는 왜 비판받는지 이해할 수 없었던 애니메이션입니다.

 

2기까지 가면서 점점 좋아지고 수수께끼가 풀리면서 굉장히 섬뜩하기도 애잔하기도 했던 애니메이션으로 당시 YOU라는 희대의 명작 OST는 아직도 종종 듣고 있습니다. 다만 잔혹한 요소들이 많으므로 주의를.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스릴러 애니메이션의 명작입니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

유명한 극장판 애니메이션 시간을 달리는 소녀입니다. 타임리프 소재의 SF 애니메이션으로 청춘 사랑과 성장을 유쾌하면서도 애잔하게 잘 그린 작품입니다. 특히 마지막 OST "변하지 않는 것"은 상당한 여운을 남겼었죠.

 

[마치며]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이 인기를 누리면서 시절의 전환점이 되었고 사실 이때 하루히 시리즈를 비롯해 위에 언급한 작품들 이외에도 많은 수작들이 많이 나와 그 시절은 애니메이션의 황금기이기도 했습니다.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하루히의 파급력이 더 기억에 남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하루히뿐만 아니라 여러 수작들이 등장하여 한 시대를 이루고 빛냈으니까요.

 

현재는 하루히라는 이름은 거의 회자되지 않는데 사실 연재 중단이 너무 컸던 것 같습니다. 제 기억에서도 희미해져 가는 타이밍에 하루히의 직관이 발매되고 개정판이 나오면서 다시 읽어보게 되었으니 말이죠.

 

이러니 저러니 해도 한 시대를 대표했던 작품이고 사실 1권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은 한 번쯤은 읽어보는 것도 상당히 괜찮을 거라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애초에 하루히 시리즈는 단권을 완결로 전제하고 쓴 작품으로 이 한 권의 책에 완벽하게 기승전결을 갖추고 깔끔하게 마무리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잘 쓴 작품으로 그 시절을 대표하던 소설이 어떤 느낌인지 알 수 있기 때문이죠.

 

개인적인 바람은 하루히 유종의 미를 거두고 마지막을 읽게 되는 날이 왔으면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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