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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소소한 일상
어느 비공사에 대한 추억 줄거리 및 결말에 대한 감상 본문
[개요 및 줄거리]
1. 개요 및 짧은 감상
어느 비공사에 대한 추억은 이누무라 코로쿠의 단편 라이트 노벨 소설로 비공사 시리즈의 시작을 알리는 첫 작품이기도 합니다. 발매 당시 큰 인기를 얻었었고 애니메이션으로까지 제작이 되었던 작품이었죠.
우선 짧은 감상을 말하자면 굉장히 잘 쓴 소설로 독창적이면서도 설득력 있는 세계관, 그리고 잘 정돈된 문장과 글은 그 이미지를 선연하게 독자의 머릿속에 전달함으로써 소설 속의 세계로 읽는 이들을 끌어들이는 능력이 있습니다.
어느 비공사에 대한 추억은 한 비공사가 차기 황녀인 파나를 수상 정찰기 뒷좌석에 태우고 적진을 단기 돌파하여 본국으로 데려다주는 임무를 맡은 이야기입니다. 그리하여 비공사와 황녀는 단 둘이 본국으로 향하게 되는데, 생사를 함께하며 조금씩 서로에게 마음을 열어가는 과정이나 적 비행사와의 공중전은 상당히 인상 깊습니다.
하지만 이 소설의 진정한 백미는 결말에 있습니다.
결말에 이르러 비공사의 선택은 아아...정말로 가슴에 아로새겨지는 멋진 것이었습니다.
인간은 필연적이고 유한한 존재이지만 반대로 영원하고 무한하며 자유로운 존재일 수 있음을...
그리하여 나를 둘러싸고 옥죄는 필연성에 절망하는 것이 아닌, 우리에게 내재된 가능성과 영원과 자유로움을 느끼고 그것들을 종합하여 현실을 만들어나가는 존재가 될 수 있음을 어느 비공사에 대한 추억을 말하고 있습니다.
다른 무엇보다 결말이 이 소설을 걸작으로 느끼게 합니다. 이 소설의 세계관과 그들의 인연이 모두 이 마지막 장을 위한 것이었구나 하고 감탄했습니다.
(결말에 대해서는 가장 마지막 부분에 써두었습니다.)
2. 세계관
어느 비공사에 대한 추억은 레밤 황국과 아마츠카미 두 개의 나라로 양분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지도에서 보듯 이 두 나라 사이에는 대폭포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 대폭포의 존재로 인해 비공 기계, 즉 비행기가 탄생하기 전까지는 두 대륙은 서로의 존재조차 몰랐습니다. 일반적인 해상 교통수단으로는 대폭포를 오를 수도, 뛰어 건날 수도 없었기 때문이죠.
비행기술의 발달로 폭포 상공을 지날 수 있게 됨에 따라 두 대륙은 서로의 존재를 처음으로 알게 되었고 두 대륙은 충돌하여 전쟁에 이르게 됩니다.
또한 세계관 내에서 이 비행기계를 움직일 수 있는 수소전지라는 것이 개발되었습니다. 이 수소전지의 중요한 특징으로는 해수를 통해 축전뿐만 아니라 발전도 가능하는 것으로, 쉽게 말해 바다에서 해수로 수소전지를 충전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지도를 보면 <산 마르틸리아>라는 지명이 있는데, 이곳은 레밤인이 중앙 해를 건너와 식민지로 삼은 도시이며, 델 모랄가가 지배하는 지역으로 차기 황녀인 파나와 주인공인 비공사 샤를르가 사는 곳입니다.
참고로 <산 마르틸리아>는 현재 침체된 전황으로 레밤에게 있어 적진 한가운데 위치한 위험한 지역으로 바뀌었고 레밤인과 아마츠카미 사람이 공존하는 곳입니다.
3. 등장인물
파나 델 모랄: 파나라고 불리는 여인으로 <산 마르틸리아>를 통치하는 델 모랄가의 외동딸입니다. 아주 아름다운 미모를 가졌으며, 레밤의 황자가 그녀에게 반해 차기 황녀로 내정되어 있는 인물입니다.
샤를르: 비공사인 남자 주인공으로 아마츠인 어머니와 레밤인 아버지에게 태어난 혼혈입니다. 이렇게 두 조국을 가진 사람을 베스타도라 부르는데 슬럼가에서 베스타도는 믿을 수 없는 인간의 대명사로 미움받으면서 살아갑니다. 어릴 때 부모님을 모두 여위었고 죽기 직전 정교회 신부에게 구해져서 델 모랄 공정기사단의 비공사가 됩니다.
아래는 어느 비공사에 대한 추억 줄거리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4. 줄거리
어느날 델 모랄가의 저택이 적국 아마츠카미 비행단의 습격을 받게 됩니다. 이 사건으로 델 모랄가의 공작인 파나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고 파나는 간신히 살아남았습니다.
레밤의 황자는 이 사건에 분노하여 약혼자인 파나를 구하기 위해 제8특무함대를 보내지만 아마츠카미에게 저지당하여 들어오지 못하고 차선책으로 비공사 샤를르에게 차기 황녀 피나를 수상 정찰기 뒷좌석에 태워 본국으로 데려다 놓으라는 명령을 내리게 됩니다.
그리하여 주인공 샤를르와 파나의 여정이 시작됩니다.
태어난 순간 그렇게 정해졌다. 자신의 의지와는 아무 상관도 없이 결정된 사실이었다. 그 대전제는 어느덧 확실하게 의식 속에 뿌리를 내려 자신과 하나가 되어 있었다. p.38
차기 황녀인 파나는 가문의 이익을 위해 자유로운 삶을 빼앗긴 인물입니다. 어릴 때부터 거듭되는 감시 속에 억압되어 자랐고 황자와 원치 않는 결혼을 해야만 하는 상황을 맞이하였으며, 증정품이라는 자신의 운명에 절망하고 있습니다.
주인공 샤를르는 베스타도라 차별받으며 살아온 인물로 어릴 적 부모님을 여의었습니다. 그런 그에게 유일하게 좋았던 기억, 살아가는데 희망이 되었던 추억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어릴 적 파나와의 만남이었습니다.
샤를르의 어머니는 파나의 집에서 일하던 하녀로 그는 파나의 집에서 살 때 그녀를 만났던 적이 있습니다. 그때 그녀는 힘든 그를 따뜻하게 안아주었습니다. 이러한 그녀와의 만남이 그를 구원했고 그리하여 그는 인간의 도리를 벗어나지 않고 비공사가 될 수 있었죠.
샤를르가 작전을 받아들인 이유는 그녀를 곤경에서 구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리하여 두 사람은 본국으로 비행을 시작하는데 작전이 들켜 여러 차례 위험을 겪게 됩니다. 그럼에도 침착하게 상황을 타개해나갑니다.
그리고 비행을 하면서 서로에게 조금씩 마음을 열게 되고, 파나를 진심으로 아끼고 돌봐주었던 사람이 샤를르의 어머니인 것을 알게 되고 동시에 그와 만났던 옛 기억을 듣게 됩니다.
비행을 통해 두 사람은 서로에게 사랑의 감정이 싹트게 됩니다. 그리고 파나는 본국으로 가고 싶지 않아 하고 동시에 자유를 갈구하게 되죠. 하지만 현실은 바뀌지 않고, 본국에 도착한 두 사람은 바로 현실의 벽을 마주하고 갈라지게 됩니다.
[결말 및 감상 후기]
본국에 도착하자 레밤 군이 곧바로 두 사람을 떼어놓습니다. 파나는 자신이 원하면 샤를르를 데리고 본국에 갈 수 있을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샤를르는 이러한 냉혹한 현실이 기다리고 있을 줄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이죠. 파나는 또다시 자신이 처한 현실에 절망하며 눈물을 흘립니다.
그리하여 그녀는 끌려가듯 본국으로 이송되게 됩니다. 샤를르도 약속했던 금을 받고 떠나야만 했죠. 하지만 떠나는 샤를르는 비행기의 머리를 돌려 파나가 탄 함선으로 되돌아옵니다.
그리고 그녀가 탄 함선 주위를 비행하며 춤추기 시작합니다. 자유롭고 우아하고 유려한 비상으로 말이죠. 그리고 그가 보수로 받았던 사금을 하늘에서 뿌리며 하늘을 금빛으로 물들이며 이 한순간을 영원으로 바꾸어 놓습니다.
그렇게 마지막 비행으로 파나에게 작별인사를 한 비공사는 떠나게 됩니다.
어느 비공사에 대한 추억 결말에서 샤를르는 다시금 현실에 절망하는 파나에게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영원을 주었습니다. 그녀는 언제든 샤를르가 수놓은 이 황금의 하늘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인간은 유한하면서도 필연적인 존재입니다. 파나가 그녀 주위를 둘러싼 현실이 그녀를 제약하듯 말이죠.
하지만 베스타도인 비공사가 황금색 하늘을 자유로이 날아다니면서 춤을 추듯, 인간에게는 유한함에도 무한함과 영원이 있고, 필연적이지만 자유가 있음을...
그리하여 자신의 제약에 절망하는 것이 아닌, 제약을 넘어 영원하고 무한한 존재로 확장될 수 있으며 이를 종합하여 온전히 자기 자신이 될 수 있음을... 동시에 이러한 가능성과 필연성의 종합으로 현실을 만들어나갈 수 있음을 알려주었던 것입니다.
파나는 비공사와의 작별인사를 통해 태어나면서 주어진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존재가 되었으며 훗날 서해의 성모라 칭송받게 될 황비의 첫 발을 내디딥니다. 그녀는 현실을 만들어나갈 것입니다. 그날 비공사가 보여준 황금의 하늘이 있는 한, 언제나 가능성은 그녀와 함께 할 테니까요. 걸작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