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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생존과 박복되는 악몽 덱에 대해서

적자생존(Survival of the Fittest)과 박복되는 악몽(Recurring Nightmare)은 매직 더 게더링의 한 시대를 풍미했던 덱이었습니다. 정말로 임팩트가 강했던 덱으로 엑소더스 시대를 대표한 덱이었으며,  '와! 이런 툴박스가 가능하다니'라며 감탄했던 덱이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조금 더 지나면 '아... 선 넘네...'라는 생각을 했던 덱이기도 했죠.

 

엑소더스 전반에 대해서는 이전 글을 참고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매직 더 게더링 엑소더스 블록에 대하여

엑소더스 시대의 개막 엑소더스는 템페스트 블록의 마지막 확장팩으로 엑소더스 확장팩이 나오면서 템페스트 블록은 드디어 그 끝을 맞이합니다. 스토리상 웨더라이트호의 이야기가 끝난 것은

deepsis.tistory.com

적자생존(Survival of the Fittest)은 손에서 생물 하나를 버림으로써 서고에서 원하는 생물을 찾아 손에 넣을 수 있습니다.

박복되는 악몽(Recurring Nightmare)은 내 전장의 생물 하나를 희생함으로써 무덤에 있는 생물 하나를 전장으로 불러들입니다.

딱 봐도 예사롭지 않은 능력을 가진 두 부여 마법은 보자마자 콤보임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적자생존으로 크리쳐를 무덤에 넣고 박복되는 악몽으로 전장으로 불러들이는 콤보 덱을 구성할 수 있죠. 아마 위저드는 이러한 덱이 나오길 의도하며 이들을 엑소더스에 같이 내놓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참고로 반복되는 악몽이 아니라 박복되는 악몽입니다. 이건 그 시절 엑소더스 한글판에서 정확하게 박복이라 인쇄되었기 때문인데 당시에 이거 오타 아닌가 하는 말들이 많았지만 이게 정식 용어이니 박복으로 따르겠습니다)

 

우선 리애니에 대해서 조금 이야기를 해보자면, 엑소더스 이전에도 사실 리애니 관련한 스펠들은 꽤나 많았습니다. 대표적으로 웨더라이트가 무덤을 테마로 한 생물과 스펠들이 꽤나 있었죠.

 

예전에는 정말로 효율적인 리애니 스펠이 많았습니다. Animate Dead는 2마나 리애니 스펠로 알파 때부터 전해 내려온 유서 깊은 리애니 스펠이었고 5판 에디션까지 한 번도 안 빠지고 내내 스탠다드에 머물렀던 부여 마법이었습니다. 아이스 에이지에서도 2마나 스펠인 Dance of the Dead가 있었고,

 

비전에서는 Necromancy가 그리고 우르자 사가에 이르러서는 Exhume이 등장하였습니다.

 

그리고 템페스트에는 매직 더 게더링 최고의 리애니 스펠인 재조종(Reanimate)과 광역 리애니 스펠 Living Death도 존재했었죠. 이처럼 그 시절에 리애니 스펠들은 굉장히 효율이 좋았습니다.

 

그럼 이걸로 뭘 했냐면 당연히 강력한 크리쳐를 무덤에서 불러오는 것이 일반적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사실상 강한 생물을 불러들이는 건 국룰이죠. 신록의 힘(Verdant Force)이나 Spirit of the Night이 대표적으로 그 시절 가장 강력했던 생물들이었습니다.

 

둘이 합쳐 댄싱놈이라 불렀던 콤보

물론 모든 인류를 파괴한다의 주인공 하지메처럼 레드 슬라이 덱을 상대로 살아남기 위해 만들어진 리애니 콤보 덱이 있기도 했습니다. 바로 그 시절 유명했던 라이프 게인 콤보 덱인 댄싱 놈(Dancing Gnomes).

 

하지만 일반 플레이어에게 있어서 리애니 = 강력한 생물을 꺼내는 로망 같은 것이었습니다. 

 

두둥! 댄싱놈 콤보 완성!
증오심 발동! 16점 어택!

매직 더 게더링 만화인 [모든 인류를 파괴한다]의 주인공 하지메가 도쿄에서 열린 토너먼트에 처음 참가해서 댄싱 놈(Dancing Gnomes) 콤보 덱으로 고브 씨의 레드 슬라이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는 장면. 피니셔는 역시나 증오심!!

 

이야기가 잠시 샜지만 다시 돌아와서, 무덤을 테마로 가지고 있던 웨더라이트에서 그 유명한 Buried Alive가 등장하였는데 서고에서 크리쳐 세장을 찾아 무덤으로 넣을 수 있었죠. 피렉시안 용광(Phyrexian Furnace) 같은 무덤 견제 아티팩트가 웨더라이트에 나온 이유 역시 웨더라이트 세트가 무덤을 이용하는 테마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시절 웨더라이트의 탑 스펠 중 하나인 Firestorm은 손에서 원하는 만큼 카드를 버리고 대미지를 주는 스펠이었는데 원하는 생물도 버릴 수 있고 대미지도 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리고 과거 템페스트에서 청색의 말도 안 되는 순간 마법 직감(Intuition). 직감(Intuition)은 서고에서 세 장을 찾아 상대에게 공개하고 상대방이 선택한 하나를 손으로 나머지는 무덤으로 보내게 했습니다.

 

청색 3마나 직감(Intuition) 발동!
서고에서 톨라리아 아카데미 세 장을 찾아 한 장을 손으로!

위의 장면처럼 원하는 카드 세 장을 공개하면 확정적으로 키 카드를 얻을 수 있었고, 리애니할 생물 3장을 공개하면 확정적으로 두 장을 무덤으로 넣을 수 있었죠. 정말 말도 안 되는 능력은 가진 스펠인데 심지어 순간 마법이라는 점이 더 놀랍습니다.

 

그런데 적자생존은 이렇게 고생하지 말고 편하게 가자 이런 느낌으로 녹 마나 하나로 즉시 원하는 크리쳐를 손으로 가져옴과 동시에 손에 있는 크리쳐를 무덤으로 보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박복되는 악몽을 통해 지속적으로 무덤에서 원하는 생물을 전장으로 불러들였던 것이죠.

 

적자생존은 엘라담리의 부름(Eladamri's Call)과 Buried Alive가 합쳐진 느낌을 주는, 심지어 지속적으로 능력을 발동할 수 있는 말도 안 되는 부여 마법이었습니다.

 

박복되는 악몽의 문제점은 마법력 소거(Disenchant) 같은 스펠로는 대응이 불가능하다는 점이었습니다. 일단 박복되는 악몽이 통과되면 우선권이 해당 플레이어에게 넘어가 능력 발동을 막을 수 없습니다. 능력 발동으로 손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마법력 소거로는 개입이 불가능했던 것이죠.

 

Lobotomy: 목표 플레이어의 손을 보고 기본 대지가 아닌 카드 한 장을 선택한다. 그 플레이어의 무덤, 손, 서고에서 같은 카드를 모두 찾아 제거한다. 그 후 서고를 섞는다. 

그래서 Lobotomy 같은 스펠을 사용했습니다. 손에 있는 건 뻔하니 로보토미로 한 번에 제거했던 것이죠.

 

여하튼 이렇게 원하는 대로 너무 쉽게 생물을 무덤에 넣고 계속적으로 불러오는 것이 가능하게 됨으로써 이전의 리애니와는 약간 느낌이 달랐는데 그것은 바로 툴박스 형태로 전방위적 대응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잠시 이전 팩 비전(Visions)으로 가보면, 현재 ETB라 부르는, 전장에 들어오면서 메리트 있는 능력을 발휘하는 류의 기원은 비전(Visions) 때라 볼 수 있습니다. 그때는 ETB(Enter The Battlefield)가 아니라 Comes into play라는 표현을 사용했었습니다. 굳이 표현하자면 CIP?

 

그전까지 크리쳐의 능력은 일반적으로 탭을 하거나 해서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는데 비전(Visions)에서 ETB능력을 가진 크리쳐들이 등장하면서 새로운 바람이 불었던 것이죠. 사실 처음 이러한 생물들을 봤을 때는 상당히 충격이었습니다.

 

네크라타알과 Man-o'-War 그리고 욱타비 오랑우탄(Uktabi Orangutan)이 대표적인 생물이었는데 이 생물들은 그 당시 기준으로는 효율도 엄청 좋은 편에 속했습니다. 특히 인기가 많았던 것은 네크라타알로 생물 견제와 선제공격이라는 엄청난 메리트도 있어서 정말 많이 사용되었습니다.

 

Man-o'-War 역시 생물을 되돌리면서 속도를 늦추거나 네크라타알이나 욱타비 오랑우탄을 되돌려 재사용하기도 했었죠.

 

욱타비 오랑우탄은 그 시절 아티팩트들이 말도 안 되게 강했던 시절이라 정말 정말 많이 사용되었습니다. 3마나 2/2의 크리쳐 성능도 정말 준수한 축에 속했거든요. 

 

거기에다가 템페스트에서는 구름쫓는 독수리 (Cloudchaser Eagle)까지 등장하면서 언제든지 자유롭게 상대방의 생물, 부여 마법, 마법 물체를 파괴하며 대부분의 덱에 전방위적으로 대응 가능했던 툴박스 형태의 덱이 완성되어버린 것입니다.

 

심지어 오크 이주민 (Orcish Settlers)과 쓰럴 군의관 (Thrull Surgeon)으로 랜드와 핸드도 견제 가능했죠.  그러니 당연히 강할 수밖에 없었고 그리하여 엑소더스를 대표하는 시대를 풍미하는 덱으로 남게 됩니다.

 

드로우나 생명점을 얻기도 했고요. 레드 강세였던 시절이라 충실한 방어자 (Staunch Defenders)는 자주 보였고 Bottle Gnomes을 쓰기도 했습니다. 꽃의 벽(Wall of Blossoms)은 그 시절에는 굉장히 좋아서 녹색이 들어가면 안 쓸 이유가 없었습니다.

 

더하여 신록의 힘(Verdant Force)이나 Spirit of the Night 같은 강력한 피니셔 생물들을 빠르게 그리고 지속적으로 전장으로 불러들일 수 있었고 박복되는 악몽이 제거되더라도 Living Death 같은 피니셔도 있었기 때문에 정말 강했었습니다.

 

그리하여 98년 월드 챔피언쉽에서 8개의 덱 중 4개가 적자생존과 박복되는 악몽을 사용하는 덱이었을 정도로 강세를 보였었죠.

 

당시 우승을 했었던 Brian Selden은 덱은 굉장히 유명해졌습니다. 그 시절 인터 하비라는 매직 더 게더링 잡지에서도 이 덱에 대해서 칼럼에서 다루었었는데 인상 깊게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월드 챔피언쉽 기념 덱으로도 나와서 굴려보곤 했었는데 필요한 것들을 툴박스로 딱딱 내서 대응하니 내가 뭔가 매직을 잘하는 것 같고 멋있는 플레이어가 된 것 같은 느낌을 주는 그런 느낌의 강력한 덱이었습니다. (위 사진에서 금색 테두리가 월드 챔피언쉽)

 

야쿠모: 적자생존을 발동해서 욱타비 오랑우탄을 버리고 Spirit of the Night을 손으로.

하지메: (뭐야 뭐야 이 덱은...?!)

야쿠모:  Man-o'-War를 희생하여 박복되는 악몽의 능력을 사용... 욱타비 오랑우탄을 부활시켜 흑옥석 메달 (Jet Medallion)을 파괴합니다  

위는 모든 인류를 파괴한다 2권 도쿄 토너먼트에서 하지메가 야쿠모의 적자생존 / 박복되는 악몽 덱을 만난 장면입니다. 그렇게 강했던 사와타리도 하지메도 전부 이 덱에 일방적으로 얻어터집니다.

 

앞에서 ETB 이야기를 잠깐 했는데 이게 우르자 블록으로 넘어가면서 정신이 또 아찔 해질뻔하기 시작합니다. 아시다시피 우르자는 말도 안 되는 카드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우르자 사가의 프리 스펠 생물들인 거대 고래와 유랑하는 드레이크. 박복되는 악몽을 통해 계속 전장을 왔다 갔다 하면서 대지를 언탭하면 무한 마나가 나옵니다. 기가 막히죠. 그 시절에 이거 하다가 갑자기 룰이 바뀌어서 안된다고 들었는데 지금은 무조건 됩니다.

 

또한 기크스 사제(Priest of Gix)가 두 마리만 있으면 번갈아가면서 무한히 왔다 갔다 할 수 있습니다. 수라계 (Pandemonium)를 깔아 두고 이걸 하는 사람도 본 적이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ETB를 터뜨리는 걸 보고 후에는 적자생존과 박복되는 악몽을 보면 "아...이거 선넘네..." 이런 생각을 했었었죠.

 

그리하여 적자생존(Survival of the Fittest)과 박복되는 악몽(Recurring Nightmare) 툴박스라는 메커니즘과 ETB 등 당시에 참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해 주었고 솔직히 굉장히 재미있던 덱이었던 것은 사실이었습니다. 매직 더 게더링의 엑소더스 확장팩이 인기를 누리는데 크게 공헌하기도 했고요. 하지만 편의적이고 너무 강력했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은 필연이었지만 재미있었으므로 저는 오케이입니다.

 

여기까지가 적자생존(Survival of the Fittest)과 박복되는 악몽(Recurring Nightmare)에 대한 이야기였는데요 다음은 매직 더 게더링 엑소더스에서 또 하나의 시대를 풍미했던 덱인 드루이드들의 서약(Oath of Druids)에 대해 이야기해 볼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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