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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개요

브라이언 헤어와 버네사 우즈의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를 읽었습니다. 정말 멋진 책입니다.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는 진화인류학을 베이스로 과학적 탐구 방법을 근거로 더하여 왜 다정함이 최적의 생존 방식이며 진화적 성공으로 연결되는지 마음이론과 가축화 개념을 통해 고대 인류의 비교연구 그리고 실험을 통해 그 이유를 밝힙니다.

 

그리고 이 다정함의 이면에 있는 것, 인류는 다정하지만 왜 이런 어두운 면을 가지고 있는가에 대한 논조도 함께 풀어갑니다. 이것을 풀어갈 때 비인간화라는 개념을 사용합니다. 여기서 사회심리학의 개념 역시 등장합니다.

 

저자는 다정함과 집단협력이라는 요소의 이면에 비인간화라는 개념을 이야기하며 민주주의에 대한 이야기로 확장됩니다. 인간 진화의 핵심 요소인 다정한 본성의 이면에 있는 어둠, 즉 비인간적인 면을 견제하기 위해 설계된 제도가 민주주의라고 주창합니다.

 

동시에 이 어두운 면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서로 접촉하고 교류하는 것이 필요하며, 이상적인 접촉의 형태는 진심 어린 우정이며, 우정에서 생기는 관용이라고 합니다. 결국 우리의 삶은 얼마나 많은 적을 정복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친구를 만들었냐로 평가해야 되며, 그것이 인류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숨을 비결이라고 말합니다.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인간의 비인간화된 면모에 대한 설명, 그리고 심리학적 요소와 동시에 인문학적 요소를 들어 사람의 어두운 면을 극복하여 따뜻한 면을 비추고 그 길을 나아가는 당위성이 돋보이는 글입니다. 동시에 사람에 대한 따스함과 사랑도 느껴지는 것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인류학에 대해 일면 들여다볼 수 있으며, 흥미로운 실험적 요소들이 상당히 재미있고 의미있는 결과들의 나열은 우리의 삶에 대해서 인문학적으로 이런저런 깊은 생각을 할 수 있어서 굉장히 좋았던 것 같습니다.

 

 

아래는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에 대한 조금 더 상세한 내용과 감상입니다.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요약 및 감상  모든 인류를 위하여

우선 저자는 왜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라는 제목을 붙였을까요? 이는 적자생존의 왜곡된 인식 때문입니다. 적자생존, 즉 환경에 가장 잘 적응하는 자가 살아남는다라는 이 의미는 현재의 우리들에게 있어서 강한 자가 살아남는다와 같이 다른 이를 밟고 올라서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적자생존의 본래의 의미는 말 그대로 환경에 잘 적응하는 것이며, 우리 인류의 생존에 가장 큰 핵심은 다정함과 협력적 관계이기 때문입니다. 다른 인류 종이 멸종하는 가운데 유독 현재 우리의 기원이 되는 인류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차별화된 가장 큰 이유는 협력적 소통이 가능하다는 것과 동시에 낯선 사람에게 관용을 베풀 수 있는 것과 친화력입니다. 저자는 이를 강조하기 위해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라는 제목을 붙인 게 아닌가 싶네요.

 

친화력은 타인의 마음을 연결하고 우리의 지식을 다음 세대에 물려줄 수 있게 하는 원동력입니다. ‘우리’라는 개념이 있을 수 있는 것 역시 이와 같습니다. 다른 동물들, 이를테면 침펜치 같은 동물은 기본적 요구 이외에는 소통 수준이 제한되며 동시에 공동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협력할 능력이 없습니다. 우리가 말하는 혁신이라는 개념 역시 이러한 협력적 소통이 가능하기 때문이죠.

 

친화력은 저자의 주장으로는 가축화를 통해 진화한 것입니다. 가축화는 가축화되지 않은 동물과 구분되는 패턴이 존재하게 되는데 쉽게 말하자면 공격성 같은 것이 억제되고 친화력이 높아지는 방향으로 가는 과정입니다. 이것이 협력의 원동력이 됩니다.

 

이에 관한 대표적인 연구결과가 발랴에프의 연구입니다. 발라에프는 사람에게 호감을 보이는 여우와 그렇지 않은 여우를 나누어 따로 생활하게 했습니다. 그리고 세대를 거듭할수록 어떻게 두 그룹이 차이를 보이는지를 연구한 것이죠.

 

결과는 놀랍게도 세대를 거듭할수록 사람에게 호감을 보였던 여우는 사람을 더 좋아하게 될 뿐만 아니라 이 여우들만의 보편적 특성을 발견하게 됩니다. 동시에 사람에게 친화적인 동물이 더 높은 번식 성공률을 보일 때 가축화가 발생한다는 공식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를 확장하면, 인류의 자기가축화는 낯선 사람에게도 친화력으로 친절을 베풀 줄 아는 관용과 포용, 그리고 공동의 목표를 달성 가능하게 하는 협력을 말합니다.

 

친화력을 선택한다는 것은 사회화 기간을 연장한다는 것과 동일한 의미입니다. 사회적 능력을 다른 종보다 일찍 획득하고 오래 이어간다는 것이죠. 일례로 영양은 태어난 지 몇 분만에 걸을 수 있습니다. 반면 우리 인간은 아주 오랜 기간 보호를 받고 난 후에 걸을 수 있게 되죠. 그리고 엄청나게 긴 사회화 기간을 필요로 합니다. 하지만 인지능력은 굉장히 일찍 발현되어 일찍부터 타인의 마음과 오래도록 연결될 수 있습니다.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에 따르면 수렵채집 사회에서는 식량을 상대적으로 공평하게 배분하였다고 합니다. 무엇이든 나누었고 그 보상으로 다치거나 아플 때 보살핌을 받을 수 있는 것이죠. 나눔은 모두에게 더 많은 식량이 돌아간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협력의 동기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사회적 관용이 높아지면서 친화력이 여러 집단의 생각들을 하나로 연결시켜 기술혁명을 일으키고 동시에 가장 유리하게 살아남고 발전할 수 있는 종이 된 것이죠.

 

하지만 우리 인류가 항상 관용만을 가진 것은 아닙니다. 어떤 면에서는 그 누구보다 비인간적인 면을 아무렇지도 않게 행하고는 합니다. 이는 집단에 속한 사람들이 서로에게 위협을 느낄 때 서로의 집단이 어두운 면모를 드러내게 된다고 말합니다.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의 저자는 역사적 사건과 기록 그리고 과학적 자료를 통해 비인간화에 대해 말합니다.

 

결국 인간은 친화력을 지닌 존재임과 동시에 악행을 저지를 수 있는 잠재력도 지닌 종이라는 것입니다. 핵심은 외부인을 비인간화하는 것은 자신과 같은 집단 구성원에게 친화력을 느끼는 부산물인 것이죠. 저자의 말을 빌리자면 “우리에게는 우리와 다른 누군가가 위협으로 느껴질 때, 그들을 우리의 정신의 신경망에서 제거할 능력이 있는 것이다”와 같습니다. 결국 불관용이라는 것은 닫힌 마음과 무지의 소산입니다.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의 저자는 민주주의 필요성을 역설합니다. 민주주의야 말로 우리의 본성 속에 자리한 어두운 면을 견제하기 위해 설계된 제도라는 것이죠. 그리고 동시에 진심 어린 우정을 통한 접촉을 말합니다. 역사적으로 우리의 본질은 큰 집단에서 협력하며 살아갈 때 창조적이고 빛을 발하며 다양한 사람과 교류할 때 혁신적인 결과물을 낸다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그 기나긴 시간 동안 우리를 이렇게 나아갈 수 있게 한 것은 관용과 협력입니다.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는 과학도서이면서도 한 편의 인문학을 읽는 느낌이 들고 동시에 우리의 어두운 면을 역사적으로 거슬러 올라가 볼 수 있었습니다. 저자의 생각에는 상당 부분 공감이 갑니다. 이 사회는 복잡하고 굉장히 다면적입니다. 우리 인류가 지금까지의 발자취를 저자가 말하는 다정한 것만으로는 정의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세상을 바라보는, 그리고 인간을 바라보는 저자의 긍정적이고 따뜻한 시선을 공유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모든 인류를 위하여 그리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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