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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나시의 마녀 리뷰 추천하는 비주얼 노벨 게임

프라가리아(Fragaria)의 신작 게임 <이하나시의 마녀>를 플레이했는데요 와 정말로 결말에 이르러서는 진한 여운이 남는 작품이었습니다. 이런 여운을 느끼게 해 준 비주얼 노벨이 정말 얼마만인지 모르겠네요.

 

이하나시의 마녀 스팀 라이브러리

 

이하나시의 마녀의 장르는 비주얼 노벨로, 말 그대로 일러스트가 결합된 소설입니다. 해당 게임은 분기점이 없어서 그냥 스토리의 흐름에 따라 쭉 읽기만 하면 되어서 한 편의 일러스트가 결합된 소설을 읽는 느낌이라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플레이 타임은 10시간 내외로 그리 길지 않은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토리가 정말 좋아서 결말은 진실로 마음에 아로새겨지는 깊은 맛이 있었습니다.

히카루(좌) / 릴루(우) 출처: 프라가리아 홈페이지

 

해당 게임은 보이 밋츠 걸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스토리는 일찍이 부모님을 여의고 이모와 함께 살던 주인공 니시메 히카루가 이모에게도 버림받아 할아버지가 살고 있다고 하는 작은 외딴섬 토요토키지마로 가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할아버지는 이미 외국으로 떠나버려 그곳에 없었고... 그리하여 주인공은 홀로 토요토키지마에서 살게 됩니다. 그런데 그곳에서 한 소녀를 만납니다. 그녀의 이름은 <릴루 자미티다>.

 

두 사람의 만남. 게임 장면 중 프롤로그

 

어딘가 이국적으로 보이고 엉뚱한 행동을 일삼는 차가운 성격의 여주인공은 사실 다른 세상에서 온 마녀였던 것. 그녀가 다른 세계에서 이 작은 외딴 섬 토요토키지마로 오게 된 이유는 어떤 목적이 있기 때문인데요. 어떤 의미에서 상식이라고는 전혀 없는 여주인공 릴루가 남자 주인공 히카루와 함께 살게 되면서 점점 서로 의지하게 되고 마음을 열어가는 이야기입니다.

 

사실 이렇게 러브스토리만 있으면 상당히 진부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이하나시의 마녀의 핵심 중 하나는 미스터리를 풀어가는 것입니다. 그리고 해당 미스터리는 마녀 릴루의 세계, 그리고 두 사람이 살고 있는 작은 섬 토요토키지마의 지배 신앙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의문의 인간이 아닌 존재 - 이하나시의 마녀 프롤로그의 한 장면

 

설정상 토요토키지마는 인구가 1천 명도 채 안 되는 오키나와현의 외딴섬으로 이곳에는 지배 세력과 지배 신앙이 있습니다. 폐쇄적이고 작은 섬인 만큼 그럴 수밖에 없죠. 이곳의 지배력을 행사하는 오오사토 가문 그리고 이키가미(직역하자면 살아 있는 신)라 불리는 존재... 알 수 없는 저주에 관한 것들을 포함하여 이것이 최종적으로는 릴루가 사는 세계와의 연관성으로 맞물립니다. (그래서 이 게임은 세카이계로 볼 수도 있습니다)

 

'이하나시의 마녀'는 이 미스터리와 복선을 풀어가는 것이 정말로 흥미롭습니다. 중요한 것은 해당 미스터리는 두 사람을 갈라놓을 수밖에 없는 요소를 내포하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이러한 운명은 주인공이 할아버지로부터 이어져 온, 운명을 극복하려는 노력 그리고 이어져 오는 인연과 의지로 이겨낼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결말에 이르면 이 설정을 참으로 절묘하면서도 아련하게 잘 연결했다 생각합니다.

 

<이하나시의 마녀> 스토리는 프롤로그(릴루와의 만남) → 개별 루트(아카리 편)→ 개별 루트(히가 츠무기 편)→ 여주인공 루트(릴루 편)→ 엔딩으로 이어집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 게임의 첫 프롤로그는 그다지 마음이 끌리지 않았습니다. 사실 프롤로그 편이 살짝 고비이긴 해요. 왜냐하면 게임의 시작인 프롤로그가 일부 진부해 보이는 측면이 많고 메인 스토리 전의 밑밥이라 루즈한데 상당히 길기 때문입니다.

 

아카리 편

 

하지만 프롤로그 바로 다음 편인 <아카리 편>부터 슬슬 오오사토 가문의 비밀과 이런저런 복선들이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몰입도가 점점 올라가더니 <히가 츠무기 편>에서 몰입도가 엄청나게 상승하고 <릴루 편>과 엔딩에서 말 그래도 화룡점정을 찍습니다.

 

개별루트 편은 각자의 고민을 담은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토요토키지마에 대한 복선도 함께 가지고 있고 그것이 릴루 편에 이르러 그 얽힌 실타래들이 풀리기 시작하죠. 그래서 진부해 보였던 시나리오는 어느새 그 어떤 비주얼 노벨보다 세련되어 보이게 탈바꿈합니다.

 

일부 플레이어들에게 조금 아쉬울 수 있는 점을 꼽자면 아마도 특정 이벤트에서의 CG가 생각보다 풍부하지 않다는 점. 개인적으로는 이 장면에서는 이런 이미지가 있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부분들이 조금 있었습니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특정한 이벤트 장면에서의 CG들이 더 빛났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하나시의 마녀는 루트가 하나입니다. 선택 분기점이 나오지만 어떤 선택을 하든 시나리오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다른 여러 루트가 있었으면 하는 사람들에게는 조금 아쉬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더라구요. 하지만 단 하나의 우직한 시나리오가 그 무엇보다 아름다웠으므로 저는 정말 만족합니다.

 

스팀에서의 평가

 

스팀에서의 평가도 이에 맞게 플레이어 대부분이 아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하나시의 마녀에 대한 리뷰를 왜 쓰냐 하면요 이 게임이 묻히기 아까워서입니다. 좋은 시나리오를 가진 게임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이 게임을 플레이해봤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마지막으로 위의 영상은 릴루 편 이후 인트로가 두 주인공으로 바뀌는 장면인데요 개인적으로 정말 여운이 남는 장면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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