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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야마 기요시 단편소설 이삭줍기 (이삭 줍는 여인들)

고야마 기요시의 '이삭 줍는 여인들'을 읽었습니다. 한국에서는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1권에 소개된 '이삭줍기'라는 제목으로 더 유명한 소설입니다. 사실 고야마 기요시의 이삭줍기는 굉장히 읽어보고 싶었는데 이삭줍기가 아니라 이삭 줍는 여인들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어 있는 줄 전혀 모르고 있다가 최근에야 알게 되어 읽게 되었습니다. 도서로 출판되어 있지는 않고 ebook으로 매일의 양식이라는 제목의 책에 단편으로 수록되어 있습니다.

 

매일의 양식 목차 - 이삭줍는 여인들

[줄거리]

나는 지금 무사시노 변두리에 살고 있다. 나의 하루는 대부분 하는 일도 없이 무료하기만 하다. 책을 읽거나 산책을 하다 보면 어느덧 날이 저문다. 그래도 산책 도중에 들국화를 발견하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기분이 든다. 그 가련한 자태가 '너도 살아라.'라고 속삭이는 것 같다.

고야마 기요시의 이삭줍기(이삭 줍는 여인들)는 어느 가난한 소설가의 일상을 그린 이야기입니다. 객지 생활 때의 친구의 편지를 받고 그때를 회상하고 향수를 느끼거나, 창문 너머로 보이는 청년을 보며 소소한 깨달음을 얻거나 합니다.

 

주인공은 대부분의 하루를 혼자 보냅니다. 사람들과 한마디도 하지 않는 날도 많습니다. 그저 주인공의 하루는 장을 보거나 밥을 지어먹거나 책을 읽거나 하는 매일입니다. 그러던 주인공은 어느 날 헌책방을 운영하는 젊은 소녀를 알게 됩니다. 그녀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스스로 헌책 장사를 시작하였고, 책을 소중히 다루는 그녀는 스스로를 책의 파수꾼이라고 부르는 당찬 소녀입니다.

 

이렇게 한 소설가의 잔잔하고 소소한 일상에 그녀의 이야기가 더해집니다. 주인공은 솔직하고 작은 것에 연연하지 않는 그녀와 친해지게 되고, 헌책방 소녀는 소설가의 생일에 귀이개와 손톱깎이를 선물합니다. 그리고 선물을 받은 소설가는 기뻐하며 이야기는 끝나게 됩니다.

 

[감상]

고야마 기요시의 이삭줍기, 이삭 줍는 여인들은 고단함이 녹아 있는 일상 속에서 일상의 긍정과 소소한 행복이 주는 가치가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보여주는 소설이었습니다. 개인적 감상으로는 아 이 얼마나 아름다운 소설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고, 주인공의 일상에 대한 소박함과 긍정은 경건한 마음이 들 정도였습니다. 문장 하나하나의 소소함 속에는 유려함이 있습니다.

 

눈이 가득 쌓인 밤에 불 켜진 집들의 광경을 바라보면 우리는 객지 생활의 시름이 깊어졌다. 나는 지금 기억 속 산비탈의 풍경에 F의 등불을 하나 더했다.
사람의 성품이란 신기하게도 이처럼 아무것도 아닌 인사에도 진심이 어려있다. (중략)

아주머니는 내게 세간의 이야기를 하는 일도 없다. 나 역시 말하지 않는다. 단지 고구마를 먹고 차를 마시고 갈 뿐이다. 그런데도 내 마음은 위로를 받는다.

 

고야마 기요시 작가의 따뜻함이 느껴지는 구절입니다. 글에서 사람에 대한 시선과 느낌이 좋습니다. 따뜻하면서도 사람 내면의 아름다움과 슬픔을 알아볼 수 있는 눈빛입니다. 소설의 도입부와 끝부분에서 작가는 이 이야기가 거짓이 아님임을 강조합니다.

 

신기하게도 독자 역시 그것은 하나의 거짓 없는 말임이 소설을 통해 느껴집니다. 확신할 수 있는 것은 그 인물이 실제로 존재하였는지의 여부를 떠나 작가가 자신의 마음에 거짓을 고하고 있지 않은 것은 분명할 것입니다.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 이삭줍기 에피소드

아마 대부분의 분들은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을 통해 이삭줍기를 접하실 것 같습니다. 후회 없는 선택일 것입니다. 반대로 이삭줍기, 이삭 줍는 여인들을 읽으셨다면 위 소설의 내용을 에피소드화 한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을 읽어보시는 것도 좋은 선택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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