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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

가타카 줄거리 및 결말 감상 후기

[카페인] 2021. 12. 4.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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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가타카 개요 및 해석 관점]

가타카는 굉장히 오래된 영화이지만 세월을 뛰어넘어 아직도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는 대표적인 고전 명작 반열에 오른 SF영화입니다. 유전공학이 매우 발달한 미래 사회를 배경으로 하는 이 영화에서 사람들은 유전자적으로 완벽하게 태어납니다.

 

해가 될 것 같은 유전자는 모두 제거되고 인간적으로, 사회적으로 이로운 유전자만 남겨집니다. 그리고 이 유전자에 따라 사람의 등급이 나뉩니다. 좋은 유전자를 가진 사람은 좋은 직장을 가지고 좋지 않은 유전자를 지닌 사람들은 하층민으로 전락하게 됩니다.

 

결국 가타카의 세계에서 인간이라는 것은 유전자의 코딩을 통한 하나의 시스템적인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는 다르게 말하면 창의성, 자율성을 포함한 인간의 개성은 사라지고 하나의 시스템적 부품에 지나지 않습니다.

 

영화의 시작 부분은 이를 잘 보여줍니다. 영화의 첫 장면에서 주인공 빈센트는 자신의 샤워를 하며 자신의 각질, 머리카락, 털 등을 지우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자신의 것을 지우고 씻어내는 이 장면은 상징적으로 자기를 지우는 것, 자신의 개성을 말살하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가 일하는 가타카의 회사 내부의 정경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모든 것이 일원화된 그 공간에서 인간이란 그저 하나의 수, 하나의 시스템 속의 인자로 있을 수밖에 없음을 상징합니다.

 

가타카의 세계는 원하는 것과 할 수 있는 것이 시스템적, 유전자적으로 굉장히 명확하게 분리되어 있으며 이 사회는 인간의 가능성과 무한성을 벽처럼 막고 있습니다. 결국 가타카의 세계를 공간적으로 비유하자면 하나의 막혀 있는 폐쇄적인 공간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인간의 꿈과 희망, 그에 대한 가능성을 제한하는 폐쇄적인 공간이며 동시에 자신에게서 무한히 멀어져 나가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반성의 가능성 등을 제한하는 공간인 것입니다.

 

주인공 빈센트의 꿈은 우주를 탐사하는 것입니다. 왜 그는 우주로 나가고 싶어 할까요? 이는 앞서 말했듯 카타카의 세계가 인간의 가능성, 무한성을 가로막고 있는 폐쇄적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주인공이 이 폐쇄적 세계를 돌파하여 무한하고 영원한 우주로 나아가는 것을 꿈꾸는 것은 필연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무릇 인간이란 정신적이며 자유로운 존재이기 때문이죠. 그리고 우주로 나아가는 길은 인간의 본연의 모습을 되찾기 위해 떠나는 길입니다.

 

[가타카 줄거리 및 결말]

유전자 조작을 통한 것이 아닌 부모님의 순수한 사랑에 의해 세상에 나온 주인공은 선천적으로 열성의 인자로 인해 약한 신체, 짧은 기대수명을 지니고 태어났습니다. 시스템적으로는 부적격에 가까운 사람인 것이죠. 반면 그의 동생은 형 빈센트와는 달리 나쁜 인자를 제거하고 우수한 유전자만 가지고 태어났습니다.

 

동생은 형보다 모든 면에서 타고난 우위를 점하고 있습니다. 빈센트가 우주여행을 위해 발버둥 쳐도 사회 제약으로 불가능한 일은 동생은 우월한 유전자만으로 원하면 가능했습니다.

 

동생과 수영 대결을 하는 빈센트는 어느날 동생을 이깁니다. 불가능해 보이는 것을 해낸 것입니다. 여기서 불가능해 보이는 승부를 이길 수 있었던 것은 가능성의 실현임과 동시에 인간 본연의 의지의 구현입니다.

 

동시에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원동력이 되는 중요한 전환점입니다.

 

하층민으로 가타카 청소부로 일하다 퇴사한 제롬은 다른 이의 신분을 얻어주는 사람을 만나 제롬이라는 이름으로 살아가게 되고 꿈에 그리던 가타카에 입사합니다.

 

제롬과 아이린

제롬은 굉장히 우수한 유전자를 가진 사람이지만 과거 사고로 경제적으로 힘든 삶을 살아가고 있었죠. 빈센트는 그를 경제적으로 뒷받침하는 조건으로 제롬으로 살아갈 것을 허락받습니다. 그리고 가타카에 들어가 아이린을 만나 사랑에 빠집니다.

 

제롬이 우주로 나가기 전 회사에 예상치 못한 사건이 생겨 우주선 발사가 연착될 위기에 처합니다. 이 사건에서 빈센트는 자신이 흘린 눈썹이 빌미가 되어 의심받게 됩니다.

 

사건을 조사하던 직원은 가타카 직원 기록과 일치하지 않는 유전자를 가진 빈센트라는 사람을 의심하고 쫓기 시작합니다. 빈센트는 제롬임을 연기하며 휘말리지 않도록 피해 다닙니다. 이 과정에서 그의 연인 아이린에게 자신의 정체를 들키고 맙니다. 그리고 빈센트는 아이린에게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빈센트: 난 30년을 산댔지만 벌써 지났어요.

아이린: 불가능해요.

빈센트: 가능한지 아닌지 운명을 정하는건 자신의 몫이잖아요? 당국은 당신에게 정해진 운명을 따르라 했고 당신도 자연스럽게 그렇게 길들여진 거죠. 무슨 소용이 있을진 몰라도 가능하단 말 하러 왔어요.

 

사건의 흑막은 가타카의 총책임자였습니다. 그는 우주비행에 차질이 생길까 봐 그런 짓을 저질렀다고 고백합니다. 하지만 놀라운 것은 그의 표정 그리고 영화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너무나도 차갑습니다.

 

영화 내에서 책임자는 다음과 같이 말했었습니다.

 

내 기록엔 폭력성은 없어요.

 

결국 무한하게 자신에게서 멀어질 수 없게 만드는 이 세상은 반성의 개념조차 없이 그저 목적의식만 존재합니다. 책임자는 자신이 저지른 죄에 대해 죄의식과 반성보다는 그저 목적의식에 매몰되어 있으며 이러한 그의 행동 패턴은 가타카의 세계를 정확하게 대변해줍니다.

 

그것은 곧 가능성과 무한성의 결핍에 의한 절망의 세계인 것입니다.

 

가타카 결말에 이르러 결국 빈센트는 우주로 떠날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그에게 제롬이라는 신분을 준 제롬 역시 떠납니다. 빈센트는 우주로 떠나고 제롬은 세상을 떠나죠. 모두 두 사람의 선택입니다.

 

제롬은 마지막에 다음과 같은 말을 합니다.

 

"몸속의 모든 원소도 우주의 일부라고들 한다.

어쩌면 떠나는게 아니라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인지도 모른다."

- 제롬의 마지막 독백-

너무나도 멋진 말입니다. 결국 빈센트와 제롬의 선택은 도피가 아니라 가능성과 무한성을 획득하고 동시에 종합으로서의 인간이라는 존재, 그 본연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그것은 유한성과 무한성 그리고 가능성과 필연성의 종합입니다.

 

영화 가타카는 유전자 조작이 가능한 SF 장르를 바탕으로 인간의 본연에 대한 날카로운 고찰이 담긴 멋진 영화였습니다. 결국 우리 인간을 규정하는 것은 유전자 혹은 사회의 재단 같은 것이 아니라 정신적이며 자유로운 인간 스스로의 의지임을 말해주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빈센트의 말처럼 우리는 가능한 존재입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이 너무 인상적입니다. 우주로 떠나는 빈센트의 우주선이 출발하는 장면과 제롬의 마지막 장면이 이어지는 듯한 이미지를 주는데 이는 그들의 선택은 연결되어 있음을 말해주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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