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만 헤세의 소설 데미안을 읽어보았습니다.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라는 멋진 구문으로 유명한 책이기도 합니다. 데미안은 첫 문장부터 읽고 반해버렸습니다. 뒤의 서사는 말할 것도 없고요. 진정 내 안에서 솟아 나오려는 것은 무엇이었을까라는 궁금증이 소설을 읽는 내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정말 대단한 문학이라는 생각이 들고 생각보다 쉽지 않은 책이지만 많은 생각의 가지가 뻗어 나온다는 것이 멋진 것 같습니다. 싱클레어라는 소년의 한 편의 서사시는 시적이면서도 신화적인 느낌이 듭니다. 데미안의 줄거리는 싱클레어라는 소년이 데미안을 만나 성장을 다룬 이야기라고 익히 알려져 있는데 제가 느끼는 소설의 내용은 이것만으로는 설명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데미안에 대해 적어볼까 하다가 그..
[J.D 셀린저 - 호밀밭의 파수꾼] 집에서 뒹굴거리며 넷플릭스에서 공각기동대 SAC를 보고 있는데, 공각기동대 사건의 중심에 있는 웃는 남자가 다음과 같은 글을 남깁니다. 나는 귀를 막고 눈을 감고 입을 다문 인간이 되려고 했다. 그래서는 안 되는 것인가? - 공각기동대 SAC- 저 구절이 호밀밭의 파수꾼에서 유래했으며 「그래서는 안 되는 것인가」라는 웃는 남자의 의문이 붙어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솔직히 저는 딱 저 구절만 보고 책을 집어 들었습니다. 저 구절 만으로 어떤 책인지 굉장히 궁금하더라고요. 내용은 상상한 것과는 상당히 많이 달랐습니다. 그럼에도 정말 인상 깊은 소설이었습니다. 여러 비유나 은유 같은 장면이 많아 읽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렸는데 정말 읽기 잘 한 소설이라 생각합니다. 세계문..
[법(法) 앞에서 - 구원은 있는가] 카프카의 변신과 다리에 관한 글을 쓰다가 다른 단편이라도 조금 더 연결 지어서 써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연속해서 카프카의 중단편에 대해서 시리즈처럼 쓸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이번에는 큰 틀만 간략하게 써볼까 합니다. 다리와 변신에서 결국 강요받는 삶과 죽음으로 끝을 맺었습니다. 그렇다면 그다음은 어떤 생각을 할 수 있을까요? 강요받는 삶들이 이렇게 비참하게 끝났다면 그럼 탈출구는 있는가라는 의문이 들 수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법(法) 앞에서」라는 소설이 그에 대한 카프카의 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에 대한 해석은 굉장히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이는 「법 앞에서」라는 소설은 굉장히 난해기 때문에 더 그렇습니다. 처음 읽으면 "이게 뭐지...?"라..
[프란츠 카프카 - 카프카의 다리로 읽는 변신] 거의 10년 만입니다. 책을 다시 읽기 시작한 게. 요즘 이런저런 장르 가리지 않고 읽고 있는데, 문득 아무 이유 없이 카프카 생각이 나 카프카 책을 다시 읽었습니다. 카프카는 제가 한창 책을 읽을 때 가장 자주 읽는 작가였는데 몽환의 숲에 갇혀 있는 느낌, 미로를 헤매는 그 느낌이 정말 너무도 좋았습니다. 사실 카프카라고 하면 변신이 가장 유명하지만 저는 중·장 편 소설보다는 단편을 더 좋아했습니다. 단편을 읽다 보면 전율에 휩싸일 때가 있습니다. 카프카의 진정한 묘미는 단편에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법 앞에서, 다리, 작은 우화, 묵은 책장 등등 카프카의 작품들 중에 가장 좋아하는 작품은 다리입니다. 이 짧은 한 편의 단편은 뭐랄까 제가 느끼기에는 카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