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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프 캠벨 신화를 읽는 시간 내면의 힘을 찾아서]

조지프 캠벨 신화를 읽는 시간이라는 인문학 책을 읽었습니다. 이 책은 인문학 중에서도 보기 드물게 신화를 주제로 다룬 책입니다. 그리고 이 책이 말하는 신화라는 것은 무엇인가 혹은 어떤 관점에서 보아야 되는가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은 어떤 이에게는 삶을 새롭게 바라보고 풍요롭게 만드는 이정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신화를 읽는 시간은 각 신화의 기원과 공통점과 차이점 그리고 주제를 바라보는 관점 등이 재미있게 녹아들어 가 있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흥미로운 것은 이 신비로운 이야기를 이해하는 관점으로 이 글에서는 이에 대해 주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과거 대부분의 신화들은 사실에 의해 증명될 수 없는 이론이었습니다. 하지만 과학이 발달함에 따라 이런 과거의 설화의 많은 부분들이 사실이 아님이 밝혀졌으며, 이에 상당 부분 신비와 권위를 잃게 됩니다. 콜럼버스가 항해를 떠났을 때 많은 사람들은 바다가 접시처럼 납작한 지구를 둘러싸고 있고 그 너머에는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했으며, 천동설과 지동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인류의 조상이 처음 지구에 등장한 것 또한 여러 종교에서 말하는 인간을 창조했다는 사실보다 아득히 더 이전으로 밝혀진 것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과학의 발전으로 과거 상징적이고 신화적으로 믿었던 이러한 사실들은 진실이 아님이 드러남에 따라 신화적 체계는 신뢰를 잃어갔고 이는 오늘날까지 지속되고 있는 것입니다.

 

조지프 캠벨 신화를 읽는 시간에 의하면 신화라는 것은 대부분의 문명에서 상징을 문자 그대로 해석하여 그것을 사실로 받아들여 왔으며 이것을 통해 문명이 지탱되어 왔다고 합니다. 물론 여기에는 근본적으로 환상이 우리 인간의 정신을 뒷받침하고 있었던 것이죠. 하지만 상징을 문자 그대로의 의미, 즉 사실로 받아들여 왔다는 것은 그것이 부정될 가능성, 즉 그 근원이 흔들릴 가능성을 내포합니다. 따라서 과학이 발달함에 따라 신화의 의미를 문자 그대로 받아들였던 사람들에게 있어 이러한 신비스러운 이야기는 그 효력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사실로 받아들인 것이 과학의 발전으로 그것이 부정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하여 조지프 캠벨은 신화라는 것을 역사상 사실에 대한 기록이 아니라 하나의 상징으로 보아야 된다는 관점을 취합니다. 다른 말로 치환하면 정신적 사실이라는 표현을 사용합니다. 신화는 인간의 마음이 만들어내는 것이며 이러한 이야기에 등장하는 상징과 인물은 인류의 환상임과 동시에 꿈의 형태로 존재해왔기 때문입니다.

 

신화는 인류의 기원과 거의 동시에 시작되었습니다. 이는 인류가 개별적인 존재라는 개념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다른 동물과 구별되는, 신화를 가진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입니다. 하나의 집단 혹은 사회에서 개별적인 존재에 대한 자각은 삶에는 끝, 곧 죽음이 존재한다는 것을 깨닫게 하였고 이에 대한 인식과 초월에 대한 열망이 이러한 신화를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선사시대부터 시작해 집단을 형성한 인류는 어릴 때는 집단의 보호를 받고 커서는 집단을 지키고 보살피며 일생을 보내며 공동체의 질서와 의무를 받아들여야 했습니다. 하지만 개별적 존재에 대해 자각한 개인은 자신의 생은 언젠가는 끝이 찾아오겠지만 자신이 속한 집단은 과거에도 존재했고 미래에도 존재할 것이며 신화를 매개체로 집단을 통해 개인을 초월하여, 영원성을 누리고 내면의 길로 접어들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의례를 통해 이러한 신화적 모티브를 실행하고 세상과 사회의 질서를 수용하고 조화를 이루어왔습니다.

 

그리고 구성원들은 의례를 통과하며 공동체의 보호를 받는 입장에서 자기 책임이라는 것을 가진 하나의 개인으로 성장합니다. 의례에 도입되는 이러한 신화적 모티브는 각 구성원을 초자연적이고 신비적인 것과 연결되며 비개인적 존재로 거듭나기에 그의 행동은 소속 집단의 것이 됩니다. 이로써 방황하지 않는 존재가 될 수 있었음과 동시에 자신이 속한 집단에서 유일무이한 삶을 살게 되며 공동체를 영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렇게 신화를 통해 쌓아 온 이 힘은 전 세계에 보편적으로 존재하였던 것이며, 이것이 바로 우리 인류가 영겁의 세월을 넘어 종속 가능하게 했던 다른 종과는 구별되는 인간만의 힘이었습니다.

 

우리들이 아는 거대 문명의 설화에는 탄생과 타나토스 그리고 부활, 그리고 심판과 금제와 같은 공통적인 요소와 유사한 에피소드를 포함하고 있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이는 신화라는 것은 세상의 가장 원형적인 형태의 꿈이며 신비이면서 동시에 인류 공통의 문제에 대한 상징과 은유임을 가리킵니다. 그리고 이것은 살아 있음에 대한 경험임과 동시에 내면으로 들어가는 길이며, 존재를 삶의 에너지로 인도하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마음이 투영된 이야기이며 이것이 현실과 조화를 이루어왔던 것이죠.

 

따라서 조지프 캠벨의 신화를 읽는 시간에서 신화는 하나의 인류의 꿈이며 각 설화들의 이야기는 사실이라기보다는 하나의 신비로운 이야기임과 동시에 상징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신화는 과학적 사실로 대체될 수 없는 부분이 존재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인간의 의식 깊은 곳의 내면과 연관된 것이며 반면 과학은 외부세계와 연관된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것을 하나의 상징으로 이해한다면 말이죠. 따라서 우리는 신화를 정말로 역사적 사실이 아닌, 인류의 공통의 꿈, 상징으로 받아들이고 그곳에서 내적 자아를 넓히는 이정표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 조상들이 그래 왔던 것처럼 말이죠.

 

인간은 다른 동물들과는 달리 너무나도 많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어떠한 꿈과 목표를 가지고 무엇이든 될 수 있는 존재입니다. 우주비행사가 될 수도 과학자가 될 수도 농부가 될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그러한 온갖 가능성들을 실현시킬 수 있는 존재이며, 궁극적으로 자기 자신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리하여 우리는 언제나 운명을 실현시키며 나아갔고 그 원천에는 이러한 신화의 힘이 존재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우리는 신화를 통해 궁극적으로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지평을 넓혀 삶을 더 풍요롭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마치며]

조지프 캠벨 신화를 읽는 시간에서 저자가 주장하는 신화의 의미에 관해 주로 서술했지만 이 책은 훨씬 풍부하고 깊이 있는 내용이 가득합니다. 종교의 인식에 대한 차이, 과학의 발전에 따른 종교의 변화, 인간의 중심이 된 그리스 신화의 등장 이유 그리고 과학의 발전으로 신화가 무너진 현 상황과 그에 대학 극복 방법, 공통된 상징과 왜 각 문명 별로 이러한 이야기의 차이가 존재하는지 심도 있는 저자의 생각을 따라가는 것은 무척 흥미롭습니다. 이를 통해 세계 문명의 커다란 흐름을 이해할 수 있으며, 동시에 상징으로 이해할 수 있는 설화들이 어떻게 우리의 내면을 풍요롭게 하는지 그리고 신화가 무너진 현 상황에서 어떠한 새로운 이야기가 필요한지 조셉 캠벨의 생각을 따라가는 것은 세상의 커다란 흐름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시인 릴케는 “세상은 넓다. 그러나 우리 안에서 그것은 바다처럼 깊다”라 썼다. 세계의 질서를 유지하는 법칙이 우리 안에 있다. 나아가 우리는 세계 못지않게 신비로운 존재다. 세계의 신비를 추구하면서 우리는 동시에 우리 자신의 신비를 배우게 된다. 외부로 떠나는 여행으로서의 달 비행은 곧 우리 자신 안으로 나가는 것이었다. 시적인 표현이 아니라 역사적으로, 실제로 그렇다는 말이다. 인간이 달에 가고 그 모습을 방영했다는 실제 사실 덕분에 인간의 의식은 변화하고 심화되고 확대되었다.

-신화를 읽는 시간 p.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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