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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및 개요]

 

이터널 선샤인은 미셸 공드리의 영화로 조엘과 클레멘타인의 로맨스에 관한 이야기이지만 동시에 그 이상의 것들을 생각하게 하는 영화였습니다. 결말에 이르러 왜 두 사람은 다시 사랑하는 선택을 하였는가? 더 나아가 혹시 그들은 다시 사랑하지 않으면 안 되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궁극적으로 그들이 잃은 것은 자기 자신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우선 이터널 선샤인의 줄거리를 간단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영화의 첫 장면에서 주인공 조엘은 몬타크 해변에서 클레멘타인을 만납니다. 그녀는 조엘을 마음에 들어 했고 대화를 나누고 곧 두 사람은 사랑에 빠집니다.

 

하지만 사실 이들의 만남은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클레멘타인은 조엘의 전 여자 친구이고 과거 이들은 연인이었던 것이죠. 그리고 두 사람은 헤어졌었습니다. 그들이 서로 처음 만나는 것 같은 영화의 초반부는 두 사람이 서로에 대한 기억을 지운 후의 만남이었던 것이죠.

 

과거 당시 이별의 고통이 컸는지 클레멘타인은 기억을 지워주는 회사 라쿠나에서 전 남자 친구인 그와 관련된 기억을 모두 지우게 됩니다.

 

조엘은 이러한 사실을 모르고 클레멘타인과 다시 시작해보려고 했죠. 하지만 그녀는 자신을 처음 보는 사람처럼 대하고 다른 남자와 사귀고 있는 것을 봅니다. 그리고 친구를 통해 그녀가 자신과 관련된 기억을 모두 지웠다는 사실을 알게 되죠.

 

화가 난 조엘은 자신도 클레멘타인에 대한 기억을 지우기로 결심합니다. 하지만 최근 것부터 시작해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며 여자 친구와 함께 했던 기억들이 지워져 가는 과정을 겪으며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녀와 함께 했던 시간은 너무나도 소중한 것이고 자신의 삶을 형성하는 근원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는 조엘은 기억이 지워지는 무의식, 즉 연속되는 클레멘타인에 대한 상실을 겪으며 이를 피하기 위해 다른 곳으로 도망가거나 하지만 이것조차 실패하고 좌절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녀와 함께했던 모든 것이 지워지게 되죠.

 

한편 라쿠나의 여직원 매리는 같은 회사 상사인 하워드를 마음에 두고 있었습니다. 조엘의 기억을 지우는 작업을 하는 중 하워드와 단 둘이 남게 되자 그녀는 하워드에게 고백합니다.

 

이때 하워드의 아내가 두 사람이 있는 곳을 찾아오던 중, 이 장면을 목격하게 되고 그녀는 하워드를 보며 매리에게 진실을 말해주라고 합니다. 알고 보니 매리는 이전에도 하워드를 사랑했었던 것이었습니다. 하워드에 대한 기억을 지웠던 매리는 그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습니다. 그리고 라쿠나에 기억을 지우려고 찾아왔던 손님들에게 그때의 상황이 녹음된 테이프를 보냅니다. 

 

조엘과 클레멘타인도 매리가 보낸 테이프를 받게 되고, 이를 통해 두 사람이 예전에 사랑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동시에 서로에 대한 기억을 지웠다는 사실도 알게 되죠.

 

테이프에서 각자가 서로에게 한 험담이 흘러나오는 것을 들으며 두 사람은 다시 상처 받게 됩니다. 그리고 지금의 만남을 두려워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은 다시 사랑하는 길을 선택하게 되고 이터널 선샤인은 막을 내입니다.

 

[이터널 선샤인 결말 해석]

 

결말에 이르러 조엘과 클레멘타인은 다시 사랑하는 선택을 하게 됩니다.

 

두 사람은 과거 사랑했었고 서로에게 상처를 주었습니다. 그리고 기억을 지운 채 다시 만나서 사랑하게 됩니다. 하지만 과거 사랑했던 시절을 지웠던 것을 알게 되는 것과 동시에 두 사람은 서로를 지울 당시 서로에게 상처 주는 말들이 흘러나오는 테이프를 듣게 됩니다. 그리고 한 번 더 상처 받습니다. 하지만 두 사람은 다시 만나는 것을 선택하죠.

 

우선 기억을 지우는 것의 문제 중 하나는 사람에게 특정 기억을 지울 수 있다고 해도 조엘과 클레멘타인처럼 근원적인 혹은 자연적인 충동은 막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재회하게 된 두 사람이 서로에게 끌려 다시 사랑하게 되는 것 같은 근원적인 충동 말이죠.

 

이렇게 보면 두 사람이 사랑하는 것은 필연성이 내재되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결국 조엘과 클레멘타인 속에 내재된 의식은 근본적으로 서로를 다시 발견하는 원천이 되었습니다.

 

기억을 잃은 그들은 과거로부터 아무것도 배울 수 없었습니다. 그것이 행복했던 것이든 혹은 잘못되고 실패했던 것이든 말이죠. 하여 그것은 필연성이 내재된 것과 같이 서로가 처음 만나 사랑했던 방식으로 다시 사랑하도록 선고받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이터널 선샤인에서 기억이라는 것은 결국 나라는 존재의 형성이라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이 있다면 우리는 무엇이라고 답할까요. 여러 가지 답이 나올 것입니다. 그 수많은 답들 중 하나로 나라는 존재, "자기(自己)"는 나와 나와의 연결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나와 타자와의 연결에 의해서도 정립된다는 것입니다.

 

괜히 무섭고 내가 사라지는 것 같아

 

'나'라는 존재는 나와 주위를 둘러싼 환경, 나와 타자, 나와 나의 연결에 의한 정립의 연속이며 이렇게 쌓이는 연결이 기억으로 남아 지금의 나를 형성한 것입니다. 따라서 기억이라는 것은 나라는 존재를 정의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기억상실이 무서운 것은 내가 근본적으로 누구인지 모른다는 것, 즉 자신을 상실한다는 점 때문입니다.

 

그녀가 "괜히 무섭고 내가 사라지는 것 같아"라고 말하며 두려움에 떠는 장면은 이러한 맥락을 잘 보여줍니다.

 

조엘과 클레멘타인은 길지 않은 만남을 가졌지만 두 사람의 만남은 그들의 삶에서 굉장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음에 틀림없습니다. 그녀가 조엘을 지운 이유는 참을 수 없는 이별의 괴로움 때문이었으니까요.

 

이터널 선샤인은 조엘이 현재로부터 기억을 지우는 과거를 거슬러 올라가 탐색하며 근원에 다다릅니다. 그리고 깨닫게 되는 것이죠. 클레멘타인과 사랑했던 것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것이었다는 것을.

 

기억을 지운 그들은 서로가 예전에 사랑했다는 것을 알고 혼란스러워합니다. 그리고 기억을 지울 당시 서로를 험담하는 말들이 흘러나오는 테이프를 들으며 다시 한 번 상처 입습니다. 하지만 조엘은 돌아서는 클레멘타인을 붙잡습니다.

 

클레멘타인: 곧 거슬려할 테고 난 자기를 지루해할 거야

조엘: 괜찮아요

 

이렇게 두 사람은 과거의 헤어졌던 과거를 알고서도 다시 한 번 사랑하는 선택을 하며 영화는 마무리됩니다. 이들이 다시 사랑하게 된다는 것, 그것은 여주인공의 말처럼 자신이 사라지지 않기 위한 필연적인 선택일 것입니다.

 

또한 그것은 잃어버린 기억을 찾으러 가는 여행임과 동시에 잃어버린 자기, 즉 나를 찾으러 떠나는 길이기도 합니다. 이터널 선샤인은 우리들에게 있어 기억이란 단순한 저장된 것이 아닌 우리를 형성하는 근원임을 말해줍니다. 앞으로 이들은 어떻게 될까요? 어떤 선택의 길이 있든지 결국 그들은 자기를 찾을 테고 동시에 더 나은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고 믿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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