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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리뷰 - 고서와 사람들의 이야기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은 미카미 엔이라는 작가가 쓴 라이트 노벨로 가마쿠라에 있는 비브리아라는 고서당의 오래된 책과 그것을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들입니다.

 

가마쿠라의 구석에는 어스름한 분위기를 풍기는 ‘비블리아 고서당’이라는 헌책방이 있습니다. 그 고서당의 주인은 주인공 시노카와 시오리코. 그녀는 투명한 피부에 커다란 눈동자를 지닌 아름답고 신비로운 이미지를 지닌 젊은 여성으로 고서당의 이미지와는 살짝 거리가 있습니다. 이미지와는 달리 낯가림이 심해 처음 만난 사람과는 대화도 잘 못하고 소심한 성격이지만 고서에 관한 지식이라면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의 고서에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으며, 누구보다 책을 좋아하는 고서당의 주인입니다. 책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면 누구보다 밝아지고 말이 많아지는 성격이죠. 그리고 머리가 좋아 책과 사람이 얽힌 수수께끼를 마지 명탐정처럼 술술 풀어나가는 능력 또한 지니고 있습니다.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주인공 시오리코와 다이스케

 

고우라 다이스케는 어릴 적 트라우마로 책을 좋아하지만 책을 읽지 못하는, 큰 덩치에 운동을 잘하는 청년입니다. 6년 전 가마쿠라에 있는 비블리아 고서당에서 행복한 듯이 책을 읽는 시노카와의 신비로운 모습을 보고 그림처럼 머리에 담아두는 데 할머니의 유품 중 나쓰메 소세키의 그 후라는 책의 감정을 받기 위해 비블리아 고서당을 방문하게 되고 시오리코와 인연을 맺게 되어 비블리아 고서당에서 일하게 됩니다.

 

일러스트를 보면 마치 미녀와 야수를 연상시키는데요, 소심하지만 책에 관한 이야기만 나오면 밝아지는 그녀와 책을 읽지 못하지만 책을 좋아하는 험악한 인상의 청년은 죽일 잘 맞습니다. 책을 읽지 못해 책에 관한 이야기를 물어보는 다이스케와 웃는 얼굴로 대답해주는 시오리코. 이 두 사람의 알콩달콩한 면도 매력포인트네요.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은 굳이 말하자면 가벼운 미스터리에 가깝습니다. 고서라는 건 오래된 책이고 오래된 책은 결국 여러 사람의 손을 거칩니다. 그리하여 오래된 책에는 책 그 자체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이 책을 거쳐 간 사람들의 이야기 역시 존재하는 법이죠.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은 비블리아 고서당을 배경으로 고서와 그와 얽힌 사람들의 이야기에 대한 가벼운 미스터리를 풀어가는 이야기입니다. 책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그를 둘러싼 사람들과 그 이면의 이야기들을 풀어가는 형식입니다. 고서와 사람들의 비밀 이야기라고 할 수 있겠네요.

 

무엇보다 고서와 사람들의 이야기에는 책이 중심에 위치한다는 것이 포인트가 아닐까 싶습니다. 책과 그 사람을 둘러싼 이야기는 해당 책의 내용 혹은 테마를 벗어나지 않습니다. 읽으면서 행복해했던 에피소드 중 하나가 이삭줍기인데, 이삭줍기라는 소설은 세상살이에 서툰 가난한 소설가의 일상을 담담하게 그린 작품으로 고서점을 운영하는 젊은 여자와 알게 되어 생일 선물로 손톱깎이와 귀이개를 받는 소소한 내용의 단편입니다. 책등빼기라는 직업을 가진 나이 든 사람은 이 책을 소중히 하지만 이 책을 어느 소녀가 가지고 가버립니다. 그리고 일련의 사건 해결 과정을 거쳐 이 이삭줍기는 주인의 품으로 돌아가고 책의 주인은 훔쳐간 소녀와 마음을 터놓는 친구가 됩니다. 그리고 생일날 이삭줍기의 내용처럼 손톱깎이와 귀이개를 선물 받고 에피소드가 마무리됩니다.

 

이처럼 정통 추리 소설이라기보다는 책을 중심으로 한 하나의 재미있는 이야기이며, 실제로 존재하는 책들이 소재가 되어 책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고서라는 소재 그리고 등장하는 책의 이야기들을 음미하면서 즐겁게 읽을 수 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그리고 고서에 대한 지식 역시 흥미롭고요. 간결하고 군더더기 없는 전개 역시 장점이네요.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은 고서와 고서당이라는 흥미로운 소재와 그와 얽힌 사람들의 현실적이면서도 따뜻함이 느껴지는 이야기를 시오리코의 추리를 통해 풀어나가는 이야기입니다. 문학과 라노벨의 중간에 서 있는 굉장히 매력 넘치는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고서에는 그 책의 내용뿐만 아니라 그 책을 거쳐 간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얽힌 이야기를 시오리코의 추리로 풀어가며 결말지어가는 과정을 보면서 행복감을 느꼈던 소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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