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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 개요 및 줄거리]

 

도이 노부히로 감독의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 영화를 감상했습니다. 일본 로맨스 영화의 부활일까요? 평범함 연인들의 만남과 이별을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으로 굉장한 완성도를 보여주면서도 그들의 마지막마저 향기로운 느낌이 드는 영화입니다.

 

여주: 하치야 / 남주: 야마네

 

평범한 대학생인 하치네와 야마네. 두 사람은 어느 날 각자 모임이 끝난 뒤 집으로 가려고 막차를 타는데 아슬아슬하게 놓치고 맙니다. 그리하여 막차를 놓친 사람들끼리 가진 모임에서 남주와 여주는 처음 만납니다.

 

그리고 그 모임에서 야마네는 오시이 마무로 감독을 보게 되고 두 사람은 오시이 마모루 감독의 이야기를 계기로 친해집니다. 친해지고서야 알게 된 사실은 이 두 사람은 너무나도 닮아 있다는 것입니다.

 

좋아하는 작가, 음악도 비슷하고 신는 신발도 똑같고 영화티켓을 책갈피로 쓰는 등 모든 것이 서로를 투영하는 것 같은 각자입니다. 동시에 이들은 상대방의 이상을 투영하고 있기도 합니다.

 

이처럼 같으면서 동시에 서로의 이상을 투영하고 있는 두 주인공은 급속도로 가까워지고 연인이 됩니다.

 

너무 잘 맞아 같이 살게 된 연인. 하지만 졸업 후 프리타인 이들은 현실의 벽에 부딪히게 됩니다. 야마네는 자신이 좋아서 시작한 일러스트레이터 일이 잘 되지 않고 본가에서 지원도 끊깁니다.

 

그리하여 야마네는 취업을 결심합니다. 직장을 가질 때 그림은 여전히 이어나가겠다고 하치야에게 말하죠. 하지만 직장을 다니게 된 후 소원해지는 주인공들. 같이 살지만 오히려 지금까지 당연하게 같이 하던 생활들이 그러지 못하게 되고 서로를 너무 잘 알기 때문에 더욱 미안함과 불편함, 죄의식을 느낍니다.

 

그렇게 이들은 시들어갑니다. 그리하여 여주인공 친구의 결혼식 날 두 사람은 각자 헤어질 결심을 하게 됩니다. 하치야의 마음을 이미 알고 있는 야마네는 결혼하자라는 말로 이별을 다르게 이끌어가려고 합니다.

 

하치야는 남주의 말에 흔들리지만 과거 처음 남주가 자신에게 고백했던 그 테이블에서 새로운 사랑이 싹트는 것을 보고 이별 결심을 굳힙니다. 그리고 그들은 이별하게 되지만 오히려 이를 계기로 더 화기애애한 사이가 되어갑니다. 그리고 웃으면서 헤어지게 되죠.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 결말 리뷰 및 해석]

1. 만남은 언제나 이별을 내재한다.

이 영화의 첫 부분은 두 연인이 한 커플의 이어폰에 관해 이야기하는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아시겠지만 이 부분은 시간적으로는 가장 마지막 부분, 즉 두 주인공이 헤어진 이후 만난 장면이 됩니다.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 영화의 첫 장면은 많은 암시를 하는데요 일단 이 두 사람은 헤어졌다는 것과 동시에 이는 만남이 이별을 내재하고 있다는 걸 암시하는 것이죠.

 

이렇게 처음과 끝, 만남과 헤어짐이 내재되어 있다는 것은 영화 속에 항상 표현되어 있습니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나게 된 계기는 바로 마지막 열차를 놓치고 나서입니다. 막차, 즉 끝이 있었기 때문에 그들의 만남이 시작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들 사이가 시들어짐에 따라 두 사람은 이별을 결심합니다. 이별을 결심한 때, 그리고 헤어진 날은 여주인공 친구의 결혼식 때입니다. 결혼은 새로운 시작입니다. 그리고 두 사람은 그 시작의 장소에서 마지막을 준비합니다.

 

두 사람은 처음 사귀게 된 카페로 갑니다. 하지만 어쩐지 과거 남주가 고백했던 그 테이블에는 다른 사람이 앉아 있어서 앉지 못합니다. 그리고 다른 테이블에서 이별을 이야기하죠. 남주는 결혼하자고 말하며 헤어짐을 결혼이라는 시작의 형태로 맺으려고 합니다.

 

하지만 남주가 여자 주인공에게 고백했던 바로 그 테이블에 과거 자신들의 시작을 보는 듯한 남녀의 새로운 사랑이 싹트는 것을 보고 이별을 결심합니다.

 

결국 두 사람의 이별 앞에서 다른 커플의 새로운 사랑이 싹트는 것. 즉 모든 것은 만남과 헤어짐은 이어져 있다는 표현들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주제의식이기도 하죠.

 

결국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의 첫 장면은 이별 후 각자 새로운 사랑을 시작한 주인공들이 우연히 재회하는 장면이며 영화의 마지막이 처음과 이어져 서로에게 손인사를 건넵니다. 영화 초반부의 막차는 두 사람의 만남 그리고 이들의 헤어짐은 새로운 커플의 탄생으로 이어집니다.

 

이렇듯 이 영화는 만남과 헤어짐이 내재되면서도 이어지는 구조의 연속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러한 부분들을 눈여겨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2. 서로가 이상이었기에

 

내 인생의 목표는 키누와의 현상유지야.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 영화에서 두 사람 사이에 사소한 균열이 결국 돌이킬 수 없는 길을 가게 되는 것은 서로가 너무 비슷하기에 서로를 너무 잘 알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동시에 그들은 서로가 각자의 이상을 투영하고 있는 존재이기 때문에 오히려 작은 균열음이 더 크게 느껴졌을지도 모릅니다.

 

생각해봅시다. 만약 두 사람이 너무나도 다른 존재였다면, 다른 점들에 대해서 자연스럽게 이해하고 배려하며, 합의점을 찾아가는 것이 너무나도 당연할 것입니다.

 

하지만 서로가 서로의 이상을 투영한 존재라면, 당연한 것들이 달라지기 시작할 때 어찌할 줄 모를 수밖에 없습니다. "이해"라는 명목 하에 모든 것을 묻어두고 넘어갈 수밖에 없죠. 애초에 서로가 많이 다른 사람이었다면 이러한 상황을 넘어가는 법을 알았을 텐데 말이죠.

 

 

나는 야마네 씨 그림이 좋아요

 

여주인공은 남주인공의 그림이 좋다고 합니다. 그림의 남주인공의 꿈이죠. 그는 이걸 직업으로 삼으려고 합니다. 하지만 무거운 현실 앞에서 그는 그림을 그만두고(이상을 내려두고) 직장을 구하러 갑니다. 처음 그는 말합니다 그림은 계속할 거라고. 하지만 직장이 바빠 결국 그림을 놓게 되죠.

 

아이러니하게도, 이별을 선언함으로써 하치야와 야마네는 오히려 서로를 편하게 대할 수 있게 됩니다. 이별은 이들을 속박에서부터 한 걸음 멀어져 서로를 하나의 존재로 인정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결국 이별은 서로 간의 이상을 투영하는 것을 내려둠으로써, 실망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존재로서 인정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두 사람의 지난 시간들은 하나의 존재에게 있어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묶은 꽃다발이 되고 그 마지막 역시 향기롭게 기억에는 남는 아름다움이 됩니다.

 

만남은 헤어짐을 내재하지만 그렇게 서로가 서로를 인정한다면 그들의 만남의 순간들은 영원히 향기롭게 기억되지 않을까요? 그리고 그 아름다운 향은 오래도록 남아 새로운 만남을 만들고 서로를 오래도록 기억하게 할 것입니다.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는 이러한 표현에 있어서는 정말 인상 깊고 훌륭한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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