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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우가인법첩 원작소설에 대해

최근 <코가 인법첩>이라는 소설이 국내에 번역되어 출간되었는데요 이 책은 야마다 후타로의 1958년 작품으로 우리가 현재 알고 있는 닌자 이능 배틀물의 원조격 소설입니다.

 

원래 고전적인 닌자는 기본적으로 검은 복면을 걸친 모습으로 정체를 감추고 주어진 임무를 극비리에 수행하는 이미지로, 엄밀히 말하면 전투를 위한 집단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이 닌자의 모습이 현대에 와서는 인술 혹은 인법을 통해 캐릭터에 개성과 특성을 부여해 이능력을 가진 초인의 모습으로 나타나게 된 것이죠.

 

그리고 그 시초 격 소설이 바로 야마다 후타로의 인법첩 시리즈입니다. 대표적으로 <코우가인법첩>, <마계전생(오보로 인법첩)>, <야규 인법첩> 등이 있습니다. 다른 이들과는 차별화되는 이능력을 얻고 보존하기 위해 혈족의 교배, 혈족 계승을 한다든가  현대 여성 닌자가 가지는 인법 능력의 현재 이미지 등은 대부분 이 작가가 쓴 소설의 영향을 받은 것입니다.

 

예를 들어 나루토의 동술과 예토전생 그리고 과거의 영령들을 소환해 성배 전쟁을 벌이는 페이트(FATE) 시리즈 등이 이 작가의 <코우가 인법첩>과 <마계전생> 등의 소설에 나오는 아이디어를 계승한 것으로, 특히 코우가인법첩은 이러한 인법첩 시리즈 중 기념비적인 첫 작품입니다.

 

 

원래 해당 작가의 책은 국내에는 나오지 않았었는데 최근 드디어 <코우가 인법첩>이 <코가 인법첩>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고 이 원작 소설을 읽고 난 후 과거 동명의 닌자 애니메이션의 명작이었던 코우가 인법첩 애니메이션을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다른 인법첩 시리즈도 지속적으로 나올 예정이라 합니다)

 

 

코우가 인법첩은 야마다 후타로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곤조에서 2005년 제작한 애니메이션으로 과거 정말 감명 깊게 보았던 애니메이션이었는데요 지금 다시 보아도 정말로 뛰어난 작화와 탄탄한 스토리 그리고 멋진 액션 등을 감안하였을 때 현대 닌자물의 명작 애니메이션으로 손색이 없는 것 같습니다. 정말로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과 시원시원한 전개, 그리고 탄탄한 스토리에 더해 원작의 비극적 서사를 정말 잘 살린 애니메이션입니다. 사실 코우가인법첩의 핵심은 비극적 서사거든요. 다시 보아도 그때의 그 애잔함이 그래도 느껴졌습니다.

 

시놉시스 및 줄거리

400년 동안 숙적으로 대립해 온 코가, 이가 두 닌자 부족. 핫토리 한조의 약정에 의해 아슬아슬한 균형을 유지하고 있었으나 1614년, 이에야스에 의해 마침내 그 고삐가 풀린다. 3대 쇼군의 선정을 둘러싼 도쿠가와가의 분쟁을, 두 마을에서 뽑힌 정예 닌자 각 10명이 대리하도록 하려는 것이다. 온갖 비술을 펼치며 처절한 혈화(血華)를 피우는 닌자들. 하지만 거기에는 유파를 뛰어넘어 서로 사랑하는 두 사람의 이름도 포함되어 있었다…….

- 코가 인법첩 책 시놉시스-

 

이가(좌측) / 코우가(우측)

 

코우가인법첩은 오랫동안 대립해 온 두 닌자 가문인 이가와 코우가 가문의 혈투를 그린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다시없을 비극을 다룬 이야기이죠.

 

코우가와 이가, 두 닌자 가문은 아주 오래전부터 대립해 왔던 가문입니다. 그 기원이 너무나도 오래되어 이제는 이유조차 잃어버린 채 증오만이 남았죠. 대립이 격화되자 도쿠가와의 명을 받은 초대 핫토리 한조는 두 가문은 더 이상 싸워서는 안 된다는 부전의 약정을 맺게 하고 이들을 어둠에 봉인해 버립니다.

[부전(戰): 전쟁을 하지 않는 것]

 

코우가 겐노스케(좌)와 오보로(우)

 

부전의 약정 이후 두 가문의 차기 두령인 코우가 겐노스케(좌)와 이가의 오보로(우) 두 사람은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그리하여 두 가문은 두 사람의 결혼을 바탕으로 화해와 새로운 미래를 그려갈 예정이었죠.

 

하지만 그러던 어느 날 도쿠가와 막부 내에서 타케치요와 쿠니치요 중 누구를 차기 3대 쇼군으로 파벌 다툼이 있었고 이에 도쿠가와는 자기 가문이 와해될 것을 우려해 텐카이 승려에게 조언을 구합니다.

 

승려 텐카이

 

그러자 승려는 앙숙인 이가와 코우가의 인법대결을 통해 차기 쇼군을 정하게 하는, 일종의 대리전을 제안합니다. 왜냐하면 닌자는 죽어도 상관없을 정도로 지위가 낮은 존재이며 아군으로서도 그 알 수 없는 인법들은 두려움의 대상이었기 때문이죠.

 

그리하여 도쿠가와는 두 가문이 맺었던 부전의 조약을 풀어버리고 각 가문에서 정예 닌자 10명씩을 선발하여 싸우도록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남는 쪽이 승리하게 되며, 승자 쪽의 가문이 차기 쇼군이 될 것이라 공표하죠. 또한 승리한 닌자 가문에게는 그 일족의 천년영화를 약속하겠다고 합니다. 이렇게 차기 쇼군을 결정하기 위한 닌자 대리전이, 비극이 시작된 것이죠.

 

코우가 단조(좌)와 오겐(우)

 

젊은 시절의 단조와 오겐 그리고 갈라설 수밖에 없게 된 두사람

 

부전의 약정이 풀리자마자 두 가문의 두령인 코우가 단죠와 오겐은 서로의 목숨을 빼앗고 함께 세상을 떠납니다. 사실 이 두 사람은 과거 사랑하던 사이였는데 어떤 비극적 사건으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서로를 적대시하는 가문들의 수장이 된 것이었죠.

 

오겐과 단조의 마지막

 

마침내 죽어서야 서로 함께할 수 있게 된 두 사람... 이 오프닝의 오겐과 단조의 과거를 통해 코우가인법첩은 과거의 비극이 이어지는 것이었으며, 그 비극은 대를 거쳐 또다시 이어질 것임을 암시합니다.

 

그리고 부전의 약정이 풀리면서 과거 이들의 두령 단조와 오겐이 갈라설 수밖에 없었던 것처럼... 사랑하는 두 주인공 역시 갈라설 수밖에 없게 됩니다.

 

 

비극을 상징하는 오프닝 장면. 주인공 겐노스케의 칼에 비친 오보로의 모습.

 

 

재미있게도 두 주인공 코우가 겐노스케와 오보로의 능력은 모두 동술입니다. 겐노스케의 경우 황금빛으로 물드는 절멸금안으로 자신에게 적의를 가진 자를 멸하는 동술을 가지고 있고 

 

 

오보로의 경우는 바라보는 것만으로 상대의 인술을 깨부술 수 있는 파환의 눈동자를 가지고 있습니다.  오보로는 표창 하나 제대로 던지지 못하는 일반인과 다름없지만 선천적으로 타고난 파환의 눈동자가 닌자들의 하드카운터입니다. 그녀의 눈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닌자들은 꼼짝도 못 하게 되는 것이죠. 그녀는 겐노스케에게 적의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어떤 면에서는 비극적이게도 겐노스케의 동술을 깰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기도 합니다.

 

 

이외에도 거미를 연상캐하는 닌자술이나 곤충을 다루는 인법, 남자를 유혹하여 죽음에 이르게 하는 인술 등 다양한 인술과 개성 넘치는 인물들이 등장하는데요 모두 각자의 증오와 비극을 안고 생사를 건 혈투를 벌이는데 과연 그 끝은 어떻게 될지? 비극적 시나리오를 감안하고 닌자물 혹은 이능력 배틀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추천할만한 애니메이션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코우가인법첩 오프닝 OP

 

마지막으로 코우가인법첩은 이 오프닝 곡이 굉장히 유명합니다. 헤비메탈 베이스에 묘하게 몽환적이고 비극적인 분위기를 정말 잘 살린 오프닝곡으로 코우가 인법첩이 어떤 애니메이션인지 한 번에 알 수 있는 명곡으로 회자되는 노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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